약 5시간20분 만에 자유의 몸
취재진 질문엔 모두 묵묵부답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2시42분께 정장 차림으로 굳은 표정을 한 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왔다. 전날 오후 9시20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구치소로 향한 지 약 5시간20분 만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기각됐는데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린다', '불법합병 지시 아직도 부인하나', '검찰의 무리한 영장 청구라고 보나' 등 질문에 특별한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 부회장은 "늦게까지 고생하셨다"라고 말한 뒤 차량에 탑승해 귀가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구속영장이 기각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도 구치소를 빠져나왔다.
구치소 앞에는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모여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환영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별다른 혼잡은 벌어지지 않았다.
원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다"면서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시세조종'을 포함한 10여개의 부정거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이를 인지하고, 지시하거나 관여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및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관련 의혹에 대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에 실패한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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