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자원시 출자, 총 지원금 20% 이내로 제한"
금융위 "개정안, 내달 중 시행…신속히 가동할 것"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석 211명 중 찬성 202명, 반대 2명, 기권 7명으로 가결됐다.
이 개정안은 KDB산업은행에 기간산업안정기금(기간산업안정기금)을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밝힌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조성을 위한 근거 법률이다.
이번 법안 통과로 산은은 오는 2025년 말까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한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간산업을 위한 자금 대출뿐 아니라 자산 매수, 채무 보증 및 인수, 출자 등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재원은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 발행과 정부와 한국은행의 차입금 등으로 조달된다. 이를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금채권 원리금 상환에 대한 국가 보증동의안'도 이날 함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기간산업안정기금운용심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지원 방식은 산업 특성, 개별 기업의 수요 등을 감안해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다. 대출, 지급보증 등 전통적인 수단 뿐만 아니라 펀드, 특수목적기구(SPV) 등에 대한 출자·신용공여 등 민간과의 공동투자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지원을 받는 기업들은 고용안정, 기업 정상화 이익 공유, 경영개선 노력과 이익 배당과 자사주 취득, 고액연봉제한 등을 포한 도덕적 해이 방지 조건 등을 준수해야 한다
다만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일부 조항이 수정됐다.
먼저 개정안에는 지원 대상이 항공운송업, 일반 목적용 기계 제조업, 전기업, 자동차용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 선박 및 보트 건조업, 해상운송업, 전기통신업 등 7대 업종으로 명시됐었다. 하지만 수정안에는 국민경제, 고용안정 및 국가안보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에 속하는 기업(방위산업체·외국인투자 제한 업종·비상대비자원 생산업종·국가핵심기술 보유업종·필수공익사업 등)으로 변경됐다. 구체적인 업종은 다음달 중 대통령령에서 보다 자세히 규정할 계획이다.
특히 수정안에는 산은이 취득한 주식의 의결권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자금지원 조건을 정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정부가 내건 일부 조건들이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산은과 회사 등은 자금지원으로 인해 보유하는 기간산업 기업의 의결권 있는 주식(출자지분을 포함)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했다. 단 자금지원의 조건을 현저하게 위반해 자금회수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제외된다.
또 자금지원으로 보유하는 기간산업 기업의 주식을 처분할 때 증권시장을 통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주주 또는 지분권자에게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밖에 당초 개정안에는 '기간산업안정기금운용심의회에서 정하는 수준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이를 위해 근로자와 경영자가 노력해야 할 사항을 정할 것'이라고 의무화 했지만, 수정안에는 '일정 수준으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근로자와 경영자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문구로 완화됐다.
'기업의 경영성과를 기금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문구도 '출자(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 사채 등 포함)에 따른 자금지원을 총 지원액의 20% 범위 내에서 포함할 것'이라고 수정, 기간산업이 국영화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했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신속한 집행을 위한 면책 조항도 포함됐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아닌 경우 적극적인 업무처리 결과에 대해서는 징계와 문책이 면제된다.
이날 개정안 통과로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기금 가동 준비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시행령 개정, 구체적인 지원기준 마련 등 후속조치를 조속히 마무리해 신속한 자금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중 기간산업안정기금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산은에 설치되고 정부 지급 보증이 통과되면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간산업에 적시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관련된 업종까지 충분한 자금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금의 첫 지원 대상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장기화되며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항공업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기금이 가동되기 전 긴급히 필요한 자금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선 지원하기로 했고, 지난 24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1조2000억원, 1조7000억원의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고사위기에 놓인 저비용항공사(LCC)에 기존 3000억원 이외에 추가 유동성을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업 외에도 연일 정부에 자금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자동차, 해운업계도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기금 운용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산은 역시 기금 조성 즉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22일 '항공사 지원 관련 온라인 간담회'에서 "산은은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나온 지원 대책과 관련, 2분기부터 자금을 적극 공급할 계획"이라며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되는 대로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내부 조직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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