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경제장관 "며칠· 몇주에서 장기간 연기까지 가능"
EU 대변인 "EU, 합의안 비준 절차 돌입...투스크, 연기 여부 상의 중"
독일의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장관은 21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칠란드펑크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EU가 추가적인 브렉시트 연기를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두 차례 연기에 동의했다"며 "개인적으로 하드 브렉시트(영국과 EU의 전면적 단절) 배제를 위한 좋은 해법을 확실히 찾을 수 있다면 다시 며칠 또는 몇주 연장하는 안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위해 브렉시트 시한을 단기간 늘려 주거나, 영국이 조기 총선 또는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아예 장기간 연기를 허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알트마이어 장관은 "영국이 새로운 선거나 국민투표를 위한 장기적인 선택지를 선호한다면 EU는 두말할 것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며 영국 정부가 향후 브렉시트 방향을 최대한 빨리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에겐 명확성이 긴급히 필요하다"며 "지난 몇 달간 우리는 영국의 어려운 실정을 반복적으로 고려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영국을 실제로 대변하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인가? 선출된 의회인가? 양측이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정부는 10월 31일 탈퇴를 원하는데 의회는 연기를 요청했다. 매우 어려운 사안이다. EU 파트너들과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의 한 대변인은 도날트 투스크 EU 집행위 상임의장이 영국의 브렉시트 추가 연기 요청을 받고 EU 27개국 회원국 정상들과 대응 방안을 상의하고 있다고 이날 확인했다.
이 대변인은 EU 역시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 상태라면서도 "투스크 의장이 19일 (브렉시트 연기) 요청을 받았음을 확인했고 EU 27개국들과 상의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하원은 지난 19일 영국 정부와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다. 하원은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입법이 완료될 때까지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겠다며 정부가 EU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도록 했다.
존슨 영국 총리는 이에 EU에 브렉시트를 이달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미뤄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서명 없이 보냈다. 이어 자신은 추가 연기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두 번째 서한을 서명과 함께 발송했다.
EU는 영국의 요청에 곧바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브렉시트를 추가로 연기하려면 EU 27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EU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브렉시트를 올해 3월에서 이달 31일로 연기해 준 바 있다.
EU가 추가 연기를 거부한다면 영국 의회의 움직임이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영국은 의회가 이달 31일 전에 합의안 승인과 이행법률 입법을 마치지 못하면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로 내몰릴 수 있다.
다만 EU가 질서정연한 브렉시트를 강조해 온 만큼 연기를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합의안이 이번 주 안에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EU가 내년 2월까지 브렉시트 연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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