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국 청문회 '증인채택' 진통…與 안건조정위 요구(종합)

기사등록 2019/08/29 18:05:43

野 "가족 증인으로" vs 與 "인권 문제, 수용 불가"

與, 증인채택 관련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서 제출

野 "증인 한 명도 하지 말잔 것…청문회 무력화"

법사위, 증인 및 청문회 일정 상정 않은 채 산회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 참고인 채택의 건 등을 안건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상규 위원장과 민주당 송기헌, 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8.29.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강지은 윤해리 기자 = 여야가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채택 범위를 놓고 격렬한 공방을 펼쳤지만 끝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특히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증인채택 결사 저지에 나선 여당이 증인과 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과 관련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면서 여야의 줄다리기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담당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조 후보자 청문회 증인과 참고인 채택의 건을 논의했지만 여야 간 고성만 주고받은 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당초 93명의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내놨다가 조 후보자 가족을 포함한 25명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가족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회의에서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증인 채택을 넘어 인권에 관한 문제"라며 수용 불가 뜻을 거듭 확인했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통상 청문회는 주 메뉴가 위장 전입, 탈세 정도인데 조 후보자는 딸의 입시부정으로 선량한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했다"며 "어렵고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기회마저 박탈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 청문회관련 여,야 의원들이 여상규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고 있다. 2019.08.29. jc4321@newsis.com
그러면서 "최악의 후보다. 오죽했으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장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최고 권력 실세한테 칼끝을 들이밀겠냐"고 반문했다.

또 "민주당은 가족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것에 대해 반인륜적이라 했는데, 꼭 필요한 증인을 신청하는 한국당이 반인륜적이냐 아니면 가족을 궁지로 몰아넣으면서도 법무부 장관을 하겠다는 조 후보자가 더 반인륜적이냐"고 따져물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의혹의 제목만 읽어도 하루가 다 갈 판이다. 그리고 이 많은 의혹의 중심에는 가족 비리가 자리잡고 있다"며 "웅동학원, 사모펀드 비리가 전부 가족으로 인해서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족은 안 된다는 것은 반쪽 청문회로 그냥 시간만 떼우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도 "조 후보자의 어머니와 딸까지는 최소한의 인권을 배려하기 위해 양보했지만 부인과 동생, 동생의 전처 등 세 사람이 나오지 않고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없다"며 "어떠한 가치를 우선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조국의 인권이냐 조국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냐"고 따졌다.

주광덕 의원은 청문회에 후보자 가족을 부른 전례가 없다는 민주당 주장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청문회에서는 누나가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해서 답변했다.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의 형수도 증인에 채택됐고 출석해서 답한 명백한 사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 참고인 채택의 건 등을 안건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청문회 관련 발언이 이어지자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9.08.29.kkssmm99@newsis.com
조 후보자 가족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문회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법사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조 후보자가 청문회 대상자로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근본적 문제를 제기한다"며 "핵심적 의혹의 당사자들을 배제하고 청문회를 맹탕으로 한 다음에 무조건 임명을 강행하는 '들러리 청문회'를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가족들이 국민 앞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여러 질문을 받고 방송에 방영되는 것 자체가 인권에 관한 문제"라며 "가족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질문하고 확인할 수 있는 증인을 채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한국당이 조 후보자 가족 포함 25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대해 "청문회 이틀 간 그 증인들에 대해 다 질의할 수 있겠냐.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이라며 "후보자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검증한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증인을 부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표창원 의원은 "가족과 관련한 얘기를 하자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관련 입시 비리도 있다"며 역공을 펼쳤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 참고인 채택의 건 등을 안건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요구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김도읍 간사 등 한국당 의원들이 이를 규탄하며 자리를 비우고 있다. 이후 회의는 정회됐다. 2019.08.29.kkssmm99@newsis.com
그는 또 패스트트랙 고발 건과 관련해 "법사위원이나 청문위원 중에서는 피고발인이 안 계시냐. (경찰이) 출석을 요구했는데 3~4차례 다 거부했지 않느냐"며 "왜 기본적인 법 절차를 무시하면서 남 얘기만 하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가족에 대한 증인채택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에는 근친자는 관련 증언을 다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실효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인격 침해가 될 수 있는 가족을 굳이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여야가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민주당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건과 관련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요구서'를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에게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가 구성되면 최장 90일 동안 관련 논의를 하게 된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다음달 2~3일 이틀간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안건조정위로 증인 채택 건이 넘어갈 경우 증인 없이 조 후보자 청문회가 진행될 수도 있어서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 참고인 채택의 건 등을 안건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한 후 김도읍 의원과 함께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19.08.29.since1999@newsis.com
인사청문회법상 청문회 증인·참고인 채택을 위해서는 청문회 5일 전까지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을 한 뒤 증인과 참고인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이 증인 채택 시한이었다.

한국당 법사위원들은 안건조정위 관련 간사 간 협의를 위해 법사위가 정회된 동안 기자회견을 열어 "인사청문회법 시행 이후 첫 사례"라며 "현행법을 교묘히 이용해 청문회를 빈껍데기로 만들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은 "조국 청문회를 하자면서 증인 채택과 관련 90일 동안 논의하자면 어떻게 되는거냐"며 "이틀간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채택 한 명도 하지 말자는 뜻이다. 그렇게 해서 청문회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 위원장은 회의를 속개한 뒤 민주당의 안건조정위 요구를 이유로 증인채택 건 뿐만 아니라 여야 법사위 간사가 합의한 다음달 2~3일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이 담긴 청문회 실시계획 건도 상정하지 않은 채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 일정과 증인 채택은 별도라며 청문회 실시계획은 상정해 의결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여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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