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광장 스크린 앞 1000여명 우산 쓰고 경축식 경청
"일 경제보복이 우리 국민 단결 기회…위기극복" 다짐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 행사가 열린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김씨 어조는 단호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 부인과 함께 이날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김모(46·천안)씨는 "일본의 경제보복은 아베 정권의 실패라는 점과 대한민국의 단합된 힘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독립기념관을 찾은 이유도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광복절 경축식은 대법원의 일제 징용자 판결에서 비롯된 일본의 경제보복 등 민감한 시기에 정부 경축식이 독립기념관에서 열려 관심이 높았다.
이날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된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와 유족, 광복회원, 정부 주요 인사 등 2000여 명을 비롯해 행사에 앞서 우산을 쓰고 연인과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 등이 방문하며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서울에서 친구와 함께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이모(여·20)씨는 "지금은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매우 위태롭다는 생각이 들어 애국지사의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국민은 수많은 외침에도 절대 굴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절대 일본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불구하고 이날 독립기념관 야외 광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 앞에서는 연인과 가족 등 1000여 명이 우산을 쓰고 경축식 행사를 지켜봤다.
잠시 비가 멈춘 후 이어진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자, 스크린을 앞에 모인 방문객들이 손뼉을 치며 이곳저곳에서 환호가 이어졌다.
경축식을 지켜본 서모(43)씨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인 올해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됐다"며 "일본의 경제보복은 우리 국민이 다시 단결할 기회를 만들었고 우리나라가 단호히 맞서 당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경축식에 이어 잠시 비가 멈추자 독립기념관 내 마련된 '태극기 제대로 알기'와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에는 유아부터 초등학생들이 참가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방문객들은 독립기념관 내 마련된 무궁화 분화 1000점을 활용한 '무궁화 꽃길'과 '태극기 광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올해 광복절 행사를 기억에 남겼다.
충남도는 경축식에 앞서 도내 중·고교 및 대학생 99명이 참가하는 애국지사의 길 도보 순례 행사를 별도 개최해 미래세대와 광복의 의미를 공유했다.
도보 순례 참가 학생들은 이동녕 선생 생가부터 독립기념관까지 약 1.5㎞ 길을 걸으며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를 돌이켜보고, 나라 사랑 정신을 함양했다.
독립기념관에서는 15일부터 17일까지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과 오페라 공연, 독립운동 영화제 등 광복 제74주년 경축문화행사를 개최한다.
한편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열린 것은 지난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참석 후 1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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