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99일 만에 국회 통과…총 1조3876억 감액
기술 개발·투자금 지원 등 R&D사업 순증규모 2232억
향후 추가소요 발생 대비해 1.8조 목적예비비 지원도
강원산불·포항지진 피해지역 지원 사업에선 945억↑
미세먼지 대응에 239억…적수대응 예산도 순증 합의
전체 규모는 1조원 넘게 삭감됐지만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사업 등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은 정부가 제출한 원안 그대로 반영됐다.
이날 헌정사상 두 번째로 긴 기간인 99일 만에 국회를 통과한 추경안의 총 규모는 5조8300억원이다.
정부는 당초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 안전을 위한 예산 2조2000억원, 경기 대응과 민생 경제 지원을 위한 예산 4조5000억원을 합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심사 과정에서 5308억원이 증액되고 1조3876억원이 감액되면서 최종적으로는 5조8300억원 규모로 깎였다. 정부 원안과 비교하면 8568억원이 순삭감됐다. 3조6000억원 규모였던 국채 발행 규모는 3000억원 감액됐다.
정부가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로 제출한 일본 수출 규제 대응용 예산(2732억원)은 원안대로 반영됐다. 일본이 지난달 초 반도체 제조 관련 3대 품목에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이날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 배제하면서 예산 편성을 통한 소재·부품·장비 산업 지원이 시급하다는 데 당정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실제 R&D 사업에서 증액 규모가 가장 컸다. R&D 예산은 2232억1700만원이 증액되고 7억1900만원이 감액돼 최종적으로 2224억9800만원이 순증됐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실증 및 테스트 장비 구축, 설비투자 자금 지원 등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당장 필요한 사업에 투입될 예산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사업 중에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나노종합기술원 지원 사업에 115억원이 순증됐다. 또 나노 소재 기술 개발 사업에 90억원이, 소재 융합 혁신 기술 개발을 위한 미래 소재 디스커버리 지원 사업에 31억5000만원이 증액됐고 불소계 코팅 소재 개발을 위해 한국화학연구원에 연구·운영비를 지원하는 데에도 5억원이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사업 중에선 중소기업 기술 혁신 개발(혁신형 기업 기술 개발) 사업에서 217억3900만원이 순증됐다. R&D 관련 사업엔 해당되지 않지만 신성장 기반 자금(융자)과 창업 기업 자금(융자)에서 각각 300억원, 200억원이 순증됐다. 소재·부품 등을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의 국내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자금이다.
이와 함께 여야는 일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소요가 향후 발생할 수 있음을 대비해 1조8000억원 규모의 목적 예비비도 쓸 수 있도록 예산 총칙에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밖에 산불이나 지진 등으로 피해를 본 재난 지역을 지원하는 데에도 945억원의 예산이 증액됐다.
포항 지진과 관련해선 피해 주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을 350호 규모로 건립하는 사업에 333억원이 증액됐다. 또 포항 블루밸리 국가 산업단지(1단계)에 입주하는 기업에 저가 부지를 제공하기 위해 임대 전용 산단을 조성하는데 168억원을 새롭게 지원하고, 도시 환경 개선 연구 등 지진 대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42억원이 순증됐다. 영일만 신항에 국제여객터미널 건설하는 데에도 10억원을 지원해 지역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했다.
국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환경부 소관 사업에서도 지원 예산을 늘렸다.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지하 역사의 공기 질을 개선하는 사업에 238억8000만원이 순증됐다. 해당 예산은 터널 본선의 환기 설비 집진 효율을 개선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붉은 수돗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 대용량 직수정수기를 설치하는 사업에 신규 예산이 82억6400만원 규모로 투입된다. 아울러 정수기 필터 교체 등 어린이와 학생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교육 시설의 기능을 보강하는 사업에서도 195억원이 순증됐다.
이밖에 불법·유해 폐기물 처리 물량을 기존 42만t에서 58만t으로 늘려 악취와 수질 오염 등을 줄이는 데 123억원이 순증됐다. 커뮤니티케어 선도 사업을 추진하는 민생 사업에서도 31억4900만원이 늘었다.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한 마늘, 양파 등의 비축을 지원하는 데 30억원이 순증됐다. 수입이 늘면서 역시 가격이 폭락한 아로니아에 대해선 재고 폐기 지원하는 데 30억원의 예산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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