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오전 방문한 런던 내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팝업스토어'는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 만든, 또 다른 생태계를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팝업스토어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방탄소년단의 스타디움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와 맞춰 운영하는 것이다. 이미 성료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뉴저지에서 성황리에 열렸고, 열기가 런던으로 이어졌다.
팝업스토어는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의 압축판이다. 방탄소년단 이미지가 담긴 대형 월을 비롯해 방탄소년단의 로고(BTS)를 형상화한 거울, 이번 스타디움 투어의 부제인 '스피크 유어셀프'를 모티브로 만든 상징물들로 꾸며졌다.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 성스러움을 느낀 것은 국적, 인종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친구가 되는 공간이라는 점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리더 RM(25)은 지난해 9월24일 뉴욕 UN본부 신탁통치이사회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에서 팀의 대표 연설자로 나서 7분가량 영어로 말했다.
"당신이 누구이고 어디서 왔고 피부색이 무엇이든 간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십시오"라고 말했다. 이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스피크 유어셀프(Speak yourself)'라는 타이틀로 캠페인처럼 번졌다.여러 나라에서 나이와 무관하게 다양한 인종들이 'Speak yourself' 앞에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런 방탄소년단과 방시혁의 메시지가 표현된 공간 중 하나가 이 팝업스토어다. 굿즈를 사고 파는 공간이라기보다, 아미들이 교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읽혔다. 백인과 흑인, 유럽인과 아시아인, 남성과 여성, 노인과 청년 등 언뜻 모순적이게 보이는 요소들이 덩굴처럼 자연스럽게 엉켰다.
모든 방탄소년단의 춤을 완벽하게 소화해 다른 아미들로부터 사진 요청을 잇따라 받은 타츠마(24)는 "방탄소년단 노래와 춤의 힘은 어느 공간에서든 모든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고 연결시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는 방탄복이 군대와 항상 함께하는 것처럼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언제나 같이 있겠다는 뜻으로 지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아미가 친구를 뜻하는 프랑스어 '아미(Amie)'와 발음이 같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프랑스에서 온 드루메즈 카산드라(22)와 이들의 친구로 버밍엄에 사는 리 사라(20), 마르엘라 하디(22)는 자정부터 대기하고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서 방탄소년단을 알게 됐다"면서 "노래, 춤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좋다. 웸블리 공연도 간다"고 즐거워했다. 사라는 작년 방탄소년단 뉴욕 시티필드 공연도 봤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춤, 노래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다 연결돼 있다"면서 "듣는 사람들도 모두 연결시켜준다"고 했다.
아미의 또 다른 뜻은 '어도러블 레프리젠터티브(Adorable Representative) M.C 포(for) 유스(Youth)'. 즉, '청춘들의 대변인'이라는 뜻이다. 방탄소년단의 아미로 호명되면, 누구든 청춘이 된다.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단순히 공연일뿐 아니라, 이처럼 그 지역에 문화생태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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