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동발굴 4월부터 하자더니 답변 없어
軍 "답변 기다린다" "결정된 바 없다" 반복
北측 응답해도 나흘 안에 시작 어려울 듯
南측 단독발굴 검토…공동발굴 의미 퇴색
3월 군사회담 개최도 사실상 물 건너간 듯
남북군사합의 이행 6개월 만에 중단 위기
28일 군 당국에 따르면 남북 군사당국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4월1일부터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남북은 2월 말까지 각 80~100명으로 구성된 발굴단을 조직해 명단을 상호 통보하기로 했으나 지난 6일 남측 인원만 북측에 통보했다.
공동발굴 개시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측은 인원 구성은 물론 참가 여부조차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방부도 고심이 커지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서 아무런 답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까지는 그런 것(답이 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우리 군이 무한정 멍하니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도 "무한정 멍하니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들을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현재까지는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군 안팎에서는 남북 발굴단 명단을 교환하고 일정을 조율해야하는 만큼, 북측이 2~3일 안에 답을 하더라도 군사합의에 명시한 4월1일부터 발굴을 시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군 당국은 이런 사정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결정되면 답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북측과 공동으로 이행하기로 한 발굴 사업을 우리만 단독으로 진행할 경우 합의 자체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군 당국은 1일 개토식을 위한 준비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단독으로 유해발굴에 돌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군 입장에서야 언제든 시작할 수 있게 준비를 한 것 아니겠냐"며 "진짜로 할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해 군사합의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DMZ GP(감시초소) 시범철수 등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지속했지만 이후 후속 조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올해 들어 북한이 군사합의 이행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은 여전히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3월 중 남북군사회담 개최를 통해서 올해 안에 계획된 9·19 군사합의에 대한 실질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북미 관계가 교착되고 북측이 연락사무소마저 정상 가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 군사합의만 앞서 나갈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작정 하자고 하면 북한이 하겠냐. 4월 중순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미간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북한이 계속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남북이 서명한 군사분의합의가 6개월 만에 종이 쪼가리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