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멍완저우 인도 심리 시작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중국 화웨이 그룹의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미국 인도 심리가 6일부터 캐나다 법원에서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머 부회장이 '호화판' 가택연금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대한 밴쿠버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멍완저우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비록 전자발찌를 차고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자유롭게 시내를 돌아다니며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밴쿠버에 있는 1600만 캐나다달러(약135억달러)짜리와 600만 캐나다달러짜리 집에 머물면서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멍완저우는 밤 11시까지 외출이 가능하며, 밴쿠버 외곽에 있는 리치먼드 시에 가서 외식과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반면 중국에 억류돼있는 캐나다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과 사업가 마이클 코브릭은 비밀 구치소에 수감돼 변호사와 가족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고 있다. 이에 멍완저우에 대한 밴쿠버 주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NYT는 전했다.
앞서 신화 통신은 4일 익명의 중국 당국을 인용해 코브릭이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중국 국가기밀과 정보를 스페이버의 도움을 받아 훔치려 해 중국 법을 어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코브릭과 스페이버가 스파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중형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중국 법원은 마약밀매 혐의의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밴쿠버 소재 사이먼 프레이저대학의 앤디 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멍완저우가 밴쿠버의 엄청난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촉발했다. 외국인들이 밴쿠버에서 돈으로 자유를 사고, (부동산 투자로) 돈을 묶어두는 곳으로 만들어버린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멍완저우는 저택에서 가택연금 생활을 하고 있는데 캐나다인 2명은 중국 감옥에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속상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얀 교수에 따르면, 멍완저우의 저택이 밴쿠버시 서쪽의 던바 지역에 있다는 사실도 시민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출세지향적인 중산층, 즉 여피 족의 거주지로 유명한 이곳에 외국 자본이 몰려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한편 현지의 중국계 주민들 사이에서는 멍완저우 사태를 계기로 캐나다 정부의 과거 차별정책을 떠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캐나다는 1885~1923년 중국 이주민을 막기 위해 '인두세'를 징수한 적이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아시아연구소의 원란장 선임연구원은 "밴쿠버는 매우 아시아적인 도시이다. 따라서 멍완저우에 대해 깊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 왜냐면 유명한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멍완저우는 어떤 이들에겐 중국 국민이 또다시 차별당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강력한 상징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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