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설 팩트체크 해보니…멕시코 장벽지원금 등 '거짓'

기사등록 2019/01/09 12:18:31 최종수정 2019/01/09 14:53:23

USMCA, 아직 美의회 통과안해

헤로인, 대부분 적법한 통관항으로 반입

이민자 체포, 비폭력범죄도 포함된 수치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내 오벌오피스에서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2019.01.09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주요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생중계된 대국민연설을 통해 국경장벽 건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실시간 팩트체크를 통해 미국 내 마약 유입 과정과 멕시코의 장벽 건설비용 지급 등 내용이 거짓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멕시코 무역협정으로 장벽건설 자금 확보? '거짓'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멕시코와 체결한 새로운 무역협정에 의해 장벽(건설비용)이 간접적으로 보상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주장이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미·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구 NAFTA)은 아직 미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아울러 협정이 통과되더라도 협정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미국 회사들의 관세 혜택 또는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멕시코가 장벽 건설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국경 통해 마약 밀반입? 적법 통관항 통한 반입이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은 또 "헤로인 때문에만 매주 300명의 시민이 사망하며, 이들 헤로인의 90%는 남쪽 국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다"고 주장했다.

미 질병관리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1만5000명 이상이 헤로인과 관련된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으며, 일주일 단위로 환산하면 매주 280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는 일견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에서 유통된 헤로인의 90%가 멕시코에서 반입된 건 맞지만, 대부분은 적법한 통관항을 거쳐 왔다고 지적했다. 국경장벽 건설과 헤로인 반입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범죄전력 이민자 26만명 체포? 비폭력범죄도 포함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2년 간 2017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26만6000명의 전과 이민자들을 체포했다"며 "이들 중 10만명은 폭행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고 3만명은 성범죄자, 4000명은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했다.

WP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ICE는 15만8581명을 체포했다. 연말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10만5140명은 형사 유죄 선고를 받은 이들이고, 3만2977명은 기소 상태다. 2017년에는 14만3470명이 체포됐으며, 이들 중 74%가 범죄전력이 있고 15.5%는 역시 기소 상태다.

2년동안의 전과자 수치를 합산하면 약 20만명이다. 그러나 WP에 따르면 모두 폭력이나 살인 등 혐의는 아니다. 이 수치는 불법입국, 재입국 등 비폭력범죄를 비롯한 모든 유형의 범죄를 종합한 것으로, 이를 이민자들의 폭력성 근거로 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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