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공장이 열린 미술관으로...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개관

기사등록 2018/12/26 09:20:20 최종수정 2018/12/26 15:02:47

국내 첫 수장형 미술관이자 문화재생 성공 사례

옛 연초제조창 재건축 국립현대미술관 첫 중부권 진출

미술관 주요 소장품 1300여점 청주관 이전 공개

보이는 수장고·보존과학실 운영 개방성·공공성 확대

【청주=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조감도

【청주=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담배공장이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공사비 총 577억원 투입, 연면적 1만98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청주관은 2년간의 건축과정을 거쳐 복합 문화공간으로 탄생됐다. 수장공간(10개), 보존과학공간(15개), 기획전시실(1개), 교육공간(2개), 라키비움 및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어 네 번째로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이다.
  
27일 공식 개관하는 청주관은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미술관으로 열린다. 옛 연초제조창의 문화재생 의의와‘수장형 미술관’ 취지를 살려 ‘개방’‘소통’‘재생’ 개념으로 운영된다. 특히 국가 미술자산의 전문적인 수장․보존과 전시․교육 기능을 갖추는 한편, ‘개방 수장고’,‘보이는 수장고’와 ‘보이는 보존과학실’을 공개한다.

◇ 수장고·보존과학실 개방과 ‘미술품종합병원’ 운영으로 공공성 강화

청주관의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그동안 출입제한 구역이였던 수장고와 보존과학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것이다.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서 누구나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개방 수장고(open storage), 시창(window)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visible storage)를 각각 운영하여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청주=뉴시스】[MMCA 청주관] 개방형 수장고

전문가들의 공간인 보존처리실도 개방하여‘보이는 보존과학실’로 운영한다. 그동안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유화 보존처리실, 유기․무기 분석실 등 보존전문 공간과 수복 과정을 공개하여 전문가들의 미술품 보존처리과정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국내 유일의 미술품종합병원으로서 공적 기능도 강화해나간다. 보존과학실 청주관 이전을 계기로 2019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뿐만 아니라, 타 공공․민간 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보존처리 서비스도 확대․시행하여 명실공히 미술품종합병원이자 보존과학 허브기관으로서의 역할도 강화한다.

◇개관 계기 국립현대미술관 주요 소장품 대거 청주관 이전

【청주=뉴시스】 청주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27일 공식 개관한다.

중부권에 처음으로 개관하는 청주관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가 매우 크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역주민의 높은 기대와 문화적 수요에 부응, 국립현대미술관이 자랑하는 명품 소장품 1300여점을 대거 청주관으로 이전하고 이를 활용한 전시․교육․연구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청주관 개관을 계기로 이전한 대표 소장품들은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작품들을 둘러볼 수 있는‘개방 수장고’와 시창(window)을 통해 소장품들을 볼 수 있는‘보이는 수장고’ 등에 수장 전시되어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1층 ‘개방 수장고에는 백남준 <데카르트>, 서도호 <바닥>, 이불 <사이보그 W5>, 니키 드 생팔 <검은 나나>, 김복진 <미륵불>, 김종영 <작품58-8>, 송영수 <생의 형태>, 권진규 <선자> 등 한국 근·현대 조각과 공예 작품이 수장 배치되었다. 또 다른‘보이는 수장고’에는 이중섭의 <호박>,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 박래현의 <영광>, 김환기의 <초가집> 등이 배치되어 관람객들이 시창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개관 특별전으로는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전시가 오는 27일부터 2019년 6월 16일까지 5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강익중, 김수자, 김을, 임흥순, 정연두 등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표작가 15명의 회화, 조각, 영상 등 미술관 소장품 23점이 전시된다.

 
【청주=뉴시스】강익중, 삼라만상, 1984-2014, 패널에 혼합재료, 크롬도금 청동 부처상, 패널각 50x50x400cm, 불상 92x33x33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개관특별전에 이어 2019년 하반기에는《현대회화의 모험》전시가, 2020년 상반기에는 이중섭, 김환기 등을 선보이는 근대미술 걸작 전시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및 지역미술관, 작가 레지던시 등과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2012년 청주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옛 연초제조창을 미술관으로 재건축했다. 연초제조창은 광복직후인 1946년 설립 이후 2004년 가동 중단되기까지 청주시민의 삶의 터전이자 지역경제를 견인했던 청주의 대표 산업시설이었다. 14년간 폐산업시설로 방치되었던 이곳이 약 2년간의 재건축과정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로 탈바꿈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수장․전시할 수 있는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청주=뉴시스】 [MMCA 청주관] 개방형 수장고

이러한 청주관의 재건축 사례는 중앙-지자체의 성공적인 협업사례로, 주목 받는 문화재생의 사례가 될 것이다. 옛 청주연초제조창 공장은‘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 재산을 국가에 무상 양여하여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프랑스의 옛 기차역이 오르세미술관이 되고 영국의 화력발전소가 테이트모던 미술관으로 탈바꿈하면서 문화명소가 되었듯이, 옛 담배공장의 미술관으로의 변신은 세계가 주목할 만한 사례로 주목받아 문화명소로 발전해갈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 개관은 2019년 개관 50주년을 맞게 되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미술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롭게 단장하여 개관한 청주관은 지역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이자 청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사회의 문화생활을 책임지는 중심적 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