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또 규정 허점…"가스경보기, 점검 대상 아냐"

기사등록 2018/12/19 16:53:34

김한근 강릉시장, 시청서 2차 브리핑

"가스경보기, 점검 기준 항목 아예 없어"

"소방, 위생 등 다른 기본시설은 갖춰져"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사망한 서울 대성고 남학생 1명의 시신이 서울 모 병원으로 옮겨지기 위해 강원도 소방본부 헬기로 옮겨지고 있다. 2018.12.19. photo31@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강릉 펜션 사고의 원인으로 파악된 일산화탄소 누출과 관련해 점검 규정이 아예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김한근 강릉시장은 강릉시청에서 2차 브리핑을 열고 "해당 펜션은 농어촌 민박 안전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소방안전과 숙박위생, 식품 위생 등 기본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면서 "그러나 가스경보기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어서 점검 대상 의무사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2014년부터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을 했다"며 "가스경보기는 농어촌 민박 (점검) 기준 항목에 아예 없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오후 1시12분께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는 올해 수능을 마친 대성고 3학년 남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이 간이 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이 측정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아닐 수 있지만 정상 농도(20ppm) 대비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날 김진보 강릉경찰서장은 브리핑에서 사망 학생 3명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치사량을 훌쩍 넘은 것으로 판독됐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가스 시설에 대해서는 공급자에게 1차적인 점검 의무가 있고, 공급자에 대해서는 가스안전공사가 정기 점검을 한다"면서 "해당 점검 자체에는 적합 판정이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지난 18일 오후 1시12분께 강원 강릉시 저동 모 펜션에서 투숙 중이던 내년도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강릉아산병원 등 3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경찰관들이 사건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18.12.18.  photo31@newsis.com
다만 "개별 가스 공급업체가 각 시설이나 가정에 제대로 공급을 하고 있는지까지 가스안전공사가 점검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졌는지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학생 7명 중 4명은 밤새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 2명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살을 꼬집으면 반응을 하는 등 사고 당시보다 상태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들은 고등학교 1, 2학년 후배들의 기말고사 기간에 현장체험학습을 신청, 지난 17일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현장체험학습 관련 규정에 따라 인솔교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내보내기 전에 학교운영위원회 등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학생 3명 사망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사고 조직 중 최대 규모인 '수사본부'를 편성·운영키로 했다. 본부장은 강원경찰청 2부장(경무관 이의신)이 맡고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릉경찰서 강력팀 등이 포함됐다.

 ohne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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