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지난 15일 합의문을 발표한 뒤 첫 회의에서다. 선거제도 개편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합의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여러 선거구제에 대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검토의 합의'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일부 정치권에서 마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건 명백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이라며 "심각한 유감"이라고도 했다. 의원정수 확대와 관련해서도 "합의문에도 의원정수 '확대 여부'라고 돼 있지 확대할지 말지에 대해서도 합의한 바 없다"라고 했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정유섭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원내대표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손학규 대표와 이정미 대표의 단식중단과 건강회복을 위해 불가피하게 양보하고 검토하자는 단계까지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책임제와 연동형 비례제는 '미스매치'"라면서 "개헌이 완료된 후 선거제 개편을 다시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전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방향에 한국당까지 동의가 이뤄진 점은 의미가 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금기시 해왔던 의원정수 확대를 공론화 한 것은 큰 진전"이라고 한 것에 대한 반박성 발언이다.
민주당은 최고위에서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관련 논의를 해서 결론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해찬 대표)", "국회에서 논의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동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홍영표 원내대표)" 등 원론적 수준의 발언을 내놨다.
하지만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15일 여야5당이 합의한 것은 '의원 정수 10% 확대하자'가 아니라 '10% 확대를 포함해서 정개특위에서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열린 자세로 토론은 하겠지만 일단 현재 정수에서 지역구 축소, 의석배분 방식 개선 등을 통해 개혁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보고, 개혁을 위해 도저히 정수확대가 불가피하다면 그 때가서 여야 합의로 국민들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자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12월까지 정개특위 합의안을 만들자는 얘기는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정개특위 논의는 형식적으로 10여일 안에 해치우고 여야 정치협상으로 바로 가자는 주장인데, 정개특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발상"이라며 "3김시대나 가능한 낡은 발상"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야3당은 거대 양당을 향해 의원정수 20% 증대와 연내 정개특위 합의 등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써부터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합의문과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5당이 합의하고 대통령이 지지한, 그리고 저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을 통해 이뤄낸 이 합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에서 12월 말까지 정개특위 합의안 마련은 비민주적이다, 선거법 개정을 하고 싶다면 의원 모두와 국민 동의 얻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그간 국회 관행이 의원 모두의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됐느냐"고 물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의원정수 확대와 관련해 국회 예산을 줄이고 정수를 늘리는 것으로 국민에 다가가면 충분히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책임 있는 집권여당은 여전히 소극적이고 회피적이다. 이대로 시간을 끌어갈 가능성이 있기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긴장 풀지 말고 강력투쟁을 전개해야한다고 본다"고도 했다.
이정미 대표는 "여야 모두가 호랑이 등에 함께 올라탔다. 합의 실패는 모두의 실패가 될 것이고 성공은 모두의 성공이 된다"며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얘기한 내년 1월 공직선거법 처리와 4월 선거구 획정을 위해서는 (올해) 12월 합의가 필수적이다"고 했다.
그는 김종민 의원이 '12월 합의'를 비판한 것에는 "공약 이행의 핵심 당사자인 집권정당 특위 간사가 '3김 시대' 운운하며 재 뿌리는 발언을 내놓은 것에 대해 아연실색한다"며 "지난 한달여 파국이 어디서 시작 했는지 자각한다면 특위 간사는 자신의 견해가 아니라 5당 합의에 기초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한편,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은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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