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원연맹 총회 축사…"모든분야 교류협력 지속·확대해야"
"자국민 반감 이용은 위험한 일…정치 지도자가 절제 지켜야"
이 총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1차 한일-일한 의원연맹 합동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한일 양국은 경제와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고 확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는 한일관계에 매우 중요한 해라며 "현대 한일관계를 가장 이상적으로 정립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파트너십 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이 올해이고, 동북아시아 정세의 변화에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절호의 기회가 올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의미 깊은 올해가 이제 저물어 간다. 한일 양국이 올해를 어떻게 보냈던가를 차분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가 됐다"며 "거의 모든 나라들이 그렇듯이 한일 양국도 과거·현재·미래의 과제와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고,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자산이지만 때로는 부채가 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년 전 김대중 대통령은 공동선언 발표 직후 일본 의회에서 연설하며 '한일 양국이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며 양국 간 활발한 인적, 문화적 교류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양국이 수교한 1965년 당시 1만 명 수준이었던 인적 교류가 1000만 명으로 늘었고, 연간 교역량 규모도 2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또 일본에서 한국 팝스타가, 한국에서 일본 소설이 인기를 끄는 등 양국 간 문화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한일 양국은 경제와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고 확대해야 한다"며 "정치와 언론이 상대국에 대한 자국민의 반감을 자극하고 이용하려 한다면, 그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다. 어려운 문제가 생길수록 정치 지도자들은 절제를 지키며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의원연맹은 1972년 출범한 이래 양국 정부가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력을 발휘하며 기여해 왔다"며 "한반도 정세를 바꾼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의 개막식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해준 것도 누카가 회장과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함께 애쓴 결과라고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이고, 양국 의원연맹의 힘"이라며 "정치인으로서, 또 의원연맹의 일원으로서 일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국회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및 간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일본에서 높게 평가받은 20년 전의 연설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에게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에게는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선배 동지 여러분의 혜안과 결단을 기대하며, 저도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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