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시류에 편승…오락가락해서 여기까지 와"
야당 "적어도 현안에서 소신 굽히면 안돼" 주문
이재갑 "소신 지키며 상황변화 따라 적절히 대처"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고용부 차관, 박근혜 정부 시절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반 노동 정책을 주도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인 노동존중사회 실현 의지를 집중 추궁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요직을 거쳐 노동적폐 주범인 사람이 노동존중사회 적폐 청산을 부르짖는 문재인 정권 장관 후보까지 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이라며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적절한 인사인지, 자질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과거 한 토론회에서 창조경제를 마치 우리가 가야할 방향인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가 최근 한 언론에는 창조경제는 슬로건에 불과하다면서 허구성을 비판했는데 본인 신념이 변한 것인지 창조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혼란스럽다"며 "여기까지 온 게 시류에 편승하고 오락가락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타임오프제 시행에 따른 노조활동 제약 등 정책 수립에 이 후보자가 앞장 선 과거 이력이 있다"며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과거 예술인들 고용보험 적용에 반대했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반면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되레 이 후보자에게 과거 추진했던 정책과 소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데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은 "이 후보자는 고용노동부에서 잔뼈가 굵다"며 "적어도 현안에 있어 자신이 가졌던 소신을 굽히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고용노동정책이란 것은 사회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정책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소신을 이랬다 저랬다 한 것은 아니다. 장관에 임명 된다면 소신을 지키는 과정에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도 "미국 민주당 정부에서도 공화당 (성향)장관을 임명한 적이 많다"며 "경제적인 정책에 대한 생각이 다르더라도 이 후보자가 장관이 되는 데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김영주 장관이 경질된 것은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인상하고 실업대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잘하는 장관이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자가 최저임금을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의 50% 이상으로 강제하는 내용의 규정에 반대했던 것은 상당히 합리적인 것이라고 본다"며 "이 기조를 현 정부 들어와서도 유지해야 하는데 오늘 답변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참사의 주된 원인이 아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느냐"라고 몰아 세웠다.
그러면서 "정권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것에도 금도가 있다. 이런식으로 하지말라. 소신껏 하고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이 의원 시절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과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상황과 지불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굉장히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개정안은 최저임금을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의 50% 이상으로 강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국제기준에 비춰 최저임금이 어느 수준인지 논란이 있었고 임금통계도 논란이 많았다"며 "당시 저희도 최저임금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논란이 있어서 이런 기준을 담으면 또 다른 갈등이 있기 때문에 법안에는 담지 않고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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