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서부 물부족 시위서 4명 사망 의혹…정부는 부인

기사등록 2018/07/02 08:19:41

내무장관 "1명 다쳐"…내무 부장관은 11명 부상 주장

호람샤르서 물부족 사태 항의 시위 이어져

【테헤란=AP/뉴시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왼쪽)가 3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한 군대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은 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이 제공. 2018.7.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1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에서 벌어진 물부족 사태 항의 시위에서 최대 4명이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란 정부는 부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흐마니 파즐리 이란 내무장관은 남서부 호람샤르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최대 4명이 숨졌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파즐리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은 가짜"라며 총격이 일어나 한 명이 다쳤을 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호람샤르에서는 정부의 관리 소홀로 가뭄이 악화돼 식수와 농업용수가 부족해졌다고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일부 시위대가 공공 기물을 파손하자 경찰은 최루가스로 해산을 시도했다.

 AFP통신은 이란 정부 관료들마다 부상자 수를 다르게 집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세인 졸파가리 내무 부장관은 신원이 불분명한 자가 발포해 11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졸파가리 부장관은 부상자 가운데 10명은 보안대원들이라며, 일반인 한 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지난 사흘 사이 호람샤르와 인근 아바단에서 수질오염에 항의하는 시위가 여러 번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서도 전달 말부터 시위가 잇달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의회 앞에서는 지난달 25일 경기 악화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5월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하고 미국이 이란 제재를 재개하면서 이미 위태롭던 이란 경제는 더욱 심각한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이란 반관영 언론들은 미국의 제재 이후 암시장에서 달러 대비 이란의 리알화가 9만 리알까지 폭등해 화폐 가치가 폭락하자 테헤란 내 최대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에서 시위가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1월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는 일주일 만에 잦아들었다. 당시 사태는 2009년 부정선거에 항의하기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중심으로 벌어진 '녹색 운동'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로 기록됐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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