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박우혁 야놀자 상무 "비품은 일회용?...숙박업 통념 깨겠다"

기사등록 2018/07/04 15:12:17

"야놀자, 몇년 새 무섭게 발전...합류해 디자인 혁신하고 싶다는 생각 들었다"

"현대카드 등 다양한 회사에서의 경험, 야놀자에 디자인 업무에 녹이는 중"

"국내 디자이너들, 기획에 취약...철학 세우고, 통념을 깨는 작업에 중점 둬야"

"야놀자, 다른 각도서 숙박업 해석...세계 최대 글로벌 여가 플랫폼 회사될 것"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우혁 야놀자 공간총괄 상무가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야놀자 타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07.04.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최근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지난해부터는 숙박용품은 일회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프리미엄 비품세트 '투고킷'을 선보였고, 지난 3월엔 여행객의 취향을 반영한 신개념 호텔 브랜드 '헤이(heyy)'를 공개했다.

 이같은 변화의 한 축엔 야놀자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박우혁 야놀자디자인랩 공간총괄 상무가 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야놀자 본사에서 숨가쁘게 일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먼저 박 상무가 가진 화려한 이력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야놀자에 오기 앞서 영국 포스트앤파트너스의 건축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후 불가리아에 본사를 둔 건축 디자인 회사에서 대표를 지내고, 현대카드 수석 디자이너를 거쳐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아트디렉터로도 활동했다. 왜 야놀자를 선택한 것인지 궁금했다.

 "사실 첫 제의에서 야놀자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타이밍이 잘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는 동안 이수진 사장님이 수차례 청주로 저를 설득하러 직접 내려오셨어요. 사장님과 대화를 하는 데 1년 전에 뵀던 사장님은 어디갔나 싶을 정도로 무섭게 발전하셨더라구요. 그 분이 가진 매력과 회사 비전이 제 마음을 돌렸죠. 야놀자의 공간 디자인을 제가 원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실제 그의 다양한 경험은 야놀자의 공간을 혁신시키는 데 큰 자양분 역할을 했다. 박 상무는 포스트앤파트너스에 다니며 임원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가 함께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짧은 시간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후 현대카드에서는 일을 대하는 태도, 즉 철학을 세우는 방법을 배웠다.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면서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협업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았다.

 "영국은 자유로운 사상을 가지고 있어요. 내가 오너든 임원이든 말단 직원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해요. 그 과정에서 최적의 완성품이 만들어지는거죠. 굉장히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또 현대카드에서는 일을 대하는 태도를 배운 것 같아요. 일단 철학을 세우고 나면 나머지 일들은 굉장히 수월하게 진행되거든요. 이 부분을 야놀자에 와서 디자인 업무에 녹여낼 수 있었죠.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면서는 지자체와 협업할 일이 많았는데, 이 역시 야놀자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이에요."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우혁 야놀자 공간총괄 상무가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야놀자 타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7.04.myjs@newsis.com
박 상무는 영국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영국, 불가리아 등에서 일하는 등 외국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국내 디자이너들의 취약점이 '기획력'에 있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취약점은 기획력에 있다고 생각해요. 외국에서는 여러사람들이 브레인 스토밍(brainstorming)을 해보고 괜찮은 타깃이 생기면 쭉 밀고 나가면서 현실화시키거든요. 근데 국내에서는 아이디어가 발제되면 레퍼런스(reference)들을 찾기 시작해요. 그리고 새로운 것이 아니라 그 레퍼런스들에 맞추기 시작해요. 그렇게 되면 애초에 우리가 만든 철학과 방향성이 흐트러지기 마련이구요. 신선한 아이디어 보다 차용된 것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싶어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는 이같은 점을 언급하며, 통념 깨기를 통해 숙박업의 고정관념을 바꿔나가는 작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 상무는 야놀자에 합류한 후 여러 번 쓸 수 있는 비품세트 '투고킷'을 개발했다. 비품은 일회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숙박업이라면 이렇게 운영이 되고, 이렇게 설계가 된 뒤 완공이 돼야 해' 라는 식의 통념이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이걸 너무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데 저는 바꿔가는 작업들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야놀자에 와서 가장 먼저 소모성 일회용 비품 개선에 나섰죠. 야놀자 호텔에 오는 손님들에게 좋은 비품을 경험하게 하고 잘 포장해서 다시 집으로 가져가게끔 만들자는 목표였어요."

 "최근엔 매트리스 개발에도 나섰는데, 굉장히 획기적이라는 평가가 높아요. 모든 숙박업소에서 B2C 상품들을 쓰고 있는데, 이게 가격 거품이 심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비용이 추가되는 부분을 싹 다 없앴어요. 특급호텔에서 쓰고 있는 자재들을 쓰면서도 업장에서 필요한 부분만 남기니 가격은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구요. 야놀자 호텔은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 고객들 모두의 만족도가 높아요."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우혁 야놀자 공간총괄 상무가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야놀자 타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7.04.myjs@newsis.com
이처럼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야놀자는 지난해 업계 최다 실적인 227건의 중소형 숙박 디자인·시공을 통해 150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 상무는 이 역시 고정관념 탈피가 가장 큰 성공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숙박업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도 야놀자의 시도를 보고 굉장히 놀라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제가 받은 피드백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피드백은 '야놀자는 무섭다'였구요. 기존의 통념을 부수고, 다른 각도로 숙박업을 해석한 데서 야놀자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아닌가 싶어요."

 끝으로 박 상무는 야놀자가 세계 최대 글로벌 여가 플랫폼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최근 론칭된 신개념 호텔 브랜드 '헤이(heyy)'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야놀자는 '누구나 마음 편히 놀 수 있게'라는 브랜드 미션을 실행하고 있는 회사에요. 세계 최대 글로벌 여가 플랫폼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어요. 또 야놀자가 지난해 유니크 호텔 브랜드 '에이치 에비뉴(H Avenue)'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면, 올해는 '헤이(heyy)'를 통해 저희 철학을 선보이고 싶어요. 가족·연인 고객, 비즈니스 고객, 액티비니 마니아 층 등 각각의 여행객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숙박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라고 보시면 돼요. 관광 등 다양한 재미요소와도 결합시켰기 때문에 기대하셔도 좋아요."

 csy62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