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VIP보고서' 등 추가 공개 문건
"상고법원 임명에 대통령님 의중 최대한 반영"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사실상 임명권 공동행사"
"대법관 증원하면 민변 등 진보세력 진출 위험"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5일 추가로 공개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150803)VIP보고서', '(150905)BH민주적 정당성 부여방안' 문건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서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 보고서에 인용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지난 2015년 8월3일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VIP보고서'는 상고제도 개선의 필요성 및 시급성과 상고법원 판사의 민주적 정당성 확보 등이 기재됐다.
여기에는 대법관추천위원회에 준하는 상고법원 판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되, '상고법원 판사 임명에 대통령님 意中(의중)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고 적혀있다.
이는 당시 상고법원 판사 임명권과 관련해 의문을 표하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청와대에 박근혜 대통령 뜻을 최대한 반영해 뽑겠다고 설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상고법원이 현실에 적합한 차선의 개선방안이라며 설립이 무산되면 대법관 증원론에 무게가 실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진보세력이 대법원에 진출할 것이라고 기재했다.
문건에 적힌 '대법관 증원론의 위험성 및 허구'의 '진보 인사의 최고법원 진출'에는 "민변 등 진보 세력 배후에서 대법관 증원론 강력 지지 → 상고법원 도입 좌초되면 대법원 증원론 대안으로 내세우며 최고법원 입성 시도할 것"이라고 돼 있다.
앞서 특별조사단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오찬에 이 문건을 가져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특정 판결들이 담긴 '현안 말씀 자료'를 대통령과의 만남에 가져갔다는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설명이다.
같은 해 9월5일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작성된 'BH 민주적 정당성 부여 방안'에도 대통령의 상고심 법관에 대한 임명권 문제가 담겨 있다. 그 대안으로 CJ(대법원장)가 BH와 협의하거나 의견을 듣는 안과 정부 등 각계 의견을 듣거나 사회 각계 의견을 들어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하는 4가지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CJ의 선정권 행사 신중함과 의견수렴 외관 창출이 가능하다"며 "BH 입장에서 '정부'라는 중립적 표현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함과 동시에 의견 청취 의무를 명시해 절차적 권한을 보장했다"며 정부 등 각계 의견을 듣는 안이 가장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상고법원 판사 추천위원회 구성도 대법관추천위원회와 달리 법조 3륜과 BH 3명, 덕망 있는 인사 3명의 안을 제시하며 BH 관여도가 대폭 강화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 BH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지만 BH가 '선정' 절차에 실질적으로 임명권을 행사하면서 비판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고 명시했다.
그에 따라 "BH의 최종후보자 결정 관여도와 추천절차 관여의 필요성은 반비례 관계"라며 "'선정' 절차에서 CJ-BH가 실질적으로 협의해 사실상 임명권의 공동행사를 전제로 추천위에 BH가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CJ와 BH가 실질적으로 협의해 사실상 임명권을 공동행사한다면 굳이 추천위를 둘 필요가 있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했다. 문건에는 "추천위가 없을 경우 CJ와 BH 협의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BH가 선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해도 추천위는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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