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횡령·배임 구속영장 작년 두 번 반려돼
'물컵 갑질' 딸 조현민도 이달 초 구속영장 반려
검찰이 수사한 '땅콩회항' 큰 딸 조현아는 구속
경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진 오너일가를 겨냥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사법처리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검찰이 아닌 경찰이 재벌 총수를 수사하는 경우도 흔치 않지만 특정 대기업을 2년째 정조준하는 것도 이례적이라 볼 수 있다.
시작은 지난해 가을,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었다. 경찰의 두 차례 구속영장 신청에도 불구, 검찰은 모두 반려했다.
당시 조 회장은 집 수리비용을 계열사에 전가해 수십억대 손실을 끼친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과거 청와대 하명수사나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전담했을 만큼 경찰 내부에서 수사력이 가장 뛰어난 조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은 조 회장 등 2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데도 부인하는 만큼 증거인멸 우려의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했다. 대기업 총수를 경제사범으로 처벌하기 위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첫 사례였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구속영장 신청 하루 만에 경찰로 돌려보냈다. 조 회장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만큼 객관적인 증거자료 등을 추가로 수집하라는 취지였다. 사실상 수사 내용 자체가 부실하다고 본 것이다.
경찰은 보강 수사 후 조 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신청했지만, 이 또한 혐의에 대한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됐다.
현재까지 중앙지검은 조 회장에 대한 처분을 내리거나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있다.
조 전 전무는 유리컵을 던진 뒤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수를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뿌리고 2시간으로 예정됐던 회의를 폭행·폭언으로 약 15분 만에 끝나게 해 광고대행사쪽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서울 강서경찰서는 대한항공 측에서 사건 수습 방안을 논의하고 피해자 측과 접촉 및 말 맞추기 정황이 확인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 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도 검찰에 의해 반려됐다. 조 전 전무의 주거지가 일정하고 관련 증거가 이미 확보된 만큼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였다. 결국 경찰은 조 전 전무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검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등 4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조 전 부사장은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1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진 총수일가를 겨냥한 검·경 수사 결과가 이처럼 엇갈리면서 경찰이 종전의 구속 수사 실패를 뒤로하고 이씨를 구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이 이씨에게 적용한 혐의만 7개에 달한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운전자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이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함에도 이씨가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이씨 측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회유한 정황 등을 확보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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