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8000억 지원으로 '10년' 번 한국지엠…과제는?

기사등록 2018/05/11 10:17:50

GM 뉴머니 중 3조 대출…차입금 문제 여전

결정된 2종 외에 경쟁력 있는 신차 추가돼야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협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백운규(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베리 앵글 지엠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 카허 카젬(왼쪽) 한국지엠 사장이 양해각서에 사인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날 발표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출자전환을 포함해 총 64억 달러를 지원하고, 2대 주주 산업은행도 7억5000만 달러를 지원, GM의 '먹튀' 방지를 위해 향후 5년간 한국GM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그 이후 5년은 35% 이상 1대 주주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했다. 2018.05.10.myjs@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정부와 제네럴모터스(GM)간의 합의로 한국지엠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년'을 벌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배리 엥글 제네럴모터스(GM) 사장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산업부-GM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GM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한국 유치 ▲2023년까지 GM 지분매각 제한 ▲한국지엠에 대한 산업은행의 비토권 회복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지엠 관련 협상결과 및 부품업체·지역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GM은 출자전환을 포함해 총 64억 달러(약 6조8000억원)를 지원하고, 2대 주주 산업은행도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GM은 한국지엠에 대한 기존 대출금 28억 달러를 올해 안에 출자 전환하고, 36억 달러는 새로 투자한다.

 양측은 GM의 '먹튀' 방지를 위해 10년간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향후 5년간 GM이 한국지엠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하고, 그 이후 5년은 35% 이상 1대 주주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부로서는 80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한국지엠이 10년간 한국에서 떠날 수 없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얻은 셈이다.

 정부 측은 GM이 한국에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설치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백 장관은 11일 MOU체결식에서 "아태지역본부 한국 유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동안 GM에 한국에서 중장기적 사업의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는데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 역시 "한국에 아태지역본부를 가지고 온 것은 의미가 있다"며 "지역 헤드쿼터가 한국에 있으면 GM이 한국상황을 잘 알게 되고, 당연히 한국 중심의 지역전략을 짜게 되니 장기적 사업 운영의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에서 100% 만족이 어디있겠느냐"며 "이 정도면 서로가 적당히 만족한 협상"이라고도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양측이 투입하는 '뉴머니'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GM이 투입하는 36억달러 중 28억달러(약3조원)는 회전대출(매년 만기 연장 여부 결정), 8억달러(9천억원)는 출자전환 형식이다. GM이 대출 금리를 기존 4.8~5.3%에서 3.48% 수준으로 1%p 이상 인하키로 했지만, 한국지엠의 적자 원인인 본사 차입 문제가 해소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신규 본사 차입금 3조원에 대한 연간 이자는 1044억원에 달한다.

 반면 산업은행이 투입하는 7억5천만달러는 전부 주식으로 바뀌는 출자금으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아태지역본부 역시 중국이 제외된데다 주요 생산시설이 중남미로 이전한 상황이라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죽으나 사나 15만명의 밥줄이 걸려있는데 어쩌겠느냐"며 "협력업체도 줄줄이 걸려있고, 가뜩이나 자동차 업황이 안 좋은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지엠이 제대로 된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100만대 이상 생산체계를 유지하고 지속적 흑자를 내려면 현재 배정이 결정된 2종 외에 경쟁력을 가진 신차가 추가 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영악화의 주 요인이 된 이전가격과 높은 생산원가는 꼭 해결돼야 할 과제다. 군산공장 근로자 전환배치 문제,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등 노사관계 역시 한국지엠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와 비교해 높은 매출원가율을 보인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경영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지엠 비정규직은 올해 350명 이상 해고됐고, 이들은 해고자 복직 없이 혈세지원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상처받은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역시 한국지엠의 과제"라고 말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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