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전쟁 위기에 휩싸였던 한반도가 불과 몇 달 새 평화 무드에 접어들며 이제는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까지 논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7년 10월2일 노 전 대통령은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국가 원수로서는 최초로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제 저는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이다. 장벽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권이 바뀐 뒤 남북 관계는 급격히 경색됐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의 사건까지 터지며 남과 북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문 대통령의 신(新)베를린 선언,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대화를 재개한 남과 북은 마침내 '2018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김 위원장은 소위 '잃어버린 11년'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오래 전 노 전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에 응답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불과 200m를 걸어오면서 그동안 (이 길이) 왜 그리 멀어보였을까, 왜 이리 오기 어려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남북관계의 새로운 신호탄을 쓴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의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니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나"라며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의 세월이 아깝지 않도록 앞으로 수시로 만나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김 위원장이 (북측 지도자로서는)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 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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