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 앞서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에 있는 판문점 광장에서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
군 의장대 사열은 국가 환영행사 의전 가운데 최상의 예우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 군의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군의 주적이 여전히 북한이고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북한 최고지도자가 국군을 사열하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다.
임 실장도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의 군 의장대 사열 소식을 전하면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도 남북 두 정상은 북측 육·해·공군 의장대의 사열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인민군 명예의장대를 사열했다. 당시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발사 등은 없었지만 의장대와 군악대가 '레드 카펫'을 따라 도열했다.
2007년 10월2일 노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에는 평양시 모란봉구역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환영행사가 열렸다.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분열대에 올라가 인민군을 사열한 후, 북한 당·정·군 고위인사와 인사를 나눴다. 역시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은 없었다.
과거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처럼 남한 정상이 북한 의장대를 사열한 전례가 있는 만큼 상호주의 차원에서 국군 의장대 사열을 결정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전날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의장대 사열을 처음 발표한 국방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미·소 냉전시대 때도 군 사열은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사열은 조선시대 복장을 입은 전통의장대의 호위로 시작된다. 또 의장대 행사 간 인공기 게양이나 북한 국가 연주도 생략되고 그 규모 역시 100여명 안팎으로 구성한 약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역시 보수진영의 비판을 감안해 논란의 여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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