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증가탓' 건보보장률 0.8%p 하락…"文케어 시급"

기사등록 2018/04/25 12:00:00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은 3년 연속 개선…80.3%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암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진료비가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보장률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의 급여화 등 '문재인 케어'와 같은 정책이 없다면 중증질환과 다른 질환간 보장 격차가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6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2.6%로 전년(63.4%) 대비 0.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체 의료비에서 건강보험으로 부담하는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비급여 부담률은 2015년 16.5%에서 17.2%로 0.7%p 상승했고 이를 제외한 법정본인 부담률은 20.1%에서 0.1%p 오른 20.2%였다.

 보장률은 질환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2014년부터 보장성 강화 정책이 집중된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률은 조사 이후 처음으로 80%대(80.3%)를 넘어섰다. 비급여 부담률도 0.2%p(11.5%→11.7%) 소폭 올랐으나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비중이 0.6%p(8.6%→8.0%) 줄었다.

 반면 4대 중증질환을 제외하면 보장률은 전년보다 1.1%p 감소한 57.4%까지 떨어진다. 이는 5년 전인 2011년 60.1%보다 낮은 수치로, 시간이 갈수록 중증질환 제외 질환에 대한 보장성은 되레 후퇴하고 있는 셈이다.

 백혈병, 기타 림프·조혈·관련조직 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췌장암, 뇌종양 등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는 상위 30개 고액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77.3%로 이전해보다 0.6%p 떨어졌다. 상위 50개로 확대해도 보장률은 강화되지 않고 전년과 같은 76.6%를 유지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보장률 하락 원인을 일시적으로 억제됐던 비급여 진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비급여 풍선효과' 때문으로 분석했다.

 2016년 공단부담금은 약 48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0%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비급여 진료비는 17.0%(약 11조5000억원→약 13조5000억원) 증가해 1.6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 종합병원 감염 사태 등으로 대형병원 방문을 자제했던 환자들이 2016년 다시 병원을 찾기 시작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건보공단은 추정했다.

 서남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증질환 중심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다른 질환과의 불형평성을 야기했다"며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억제 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보장률 개선이 쉽지 않다는 한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4대 중증질환 중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다른 질환과의 보장성 격차를 불러오므로 국민 전체 의료비 부담수준을 낮추려면 비급여 풍선효과 억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비급여의 급여화'나 비급여 항목에 본인부담률을 30~90%까지 차등 적용한 뒤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예비급여 제도' 등이 대표적인 대안이다.

 서 연구위원은 "지난해 8월 정부에서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소위 문재인 케어는 모든 의료적 비급여를 건강보험권에 편입시켜 질환별 보장성 혜택의 불형평성을 줄이고, 비급여 진료비의 발생을 억제시켜 국민들의 의료비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고자 계획됐다"며 "이런 정부의 보장성 강화대책이 의도한 바대로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전반적으로 보장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보장률 산출을 위해 각급 병원을 대상으로 진료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6년 조사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 1845개 기관을 상대로 지난해 3~12월 이뤄졌다.

 lim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