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오류났다, 돈 보내달라"…지인사칭 메신저피싱 '극성'

기사등록 2018/04/23 12:00:00

올해 메신저피싱 구제신청 1468건, 피해액 33억원

"상대방 신분 확인될 때까지 금전요구 응하지 말아야"

금융정보 입력 요구…100% 보이스피싱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1. A씨는 최근 한 지인에게 급히 거래처에 결제를 해야 하는데 카드 비밀번호 오류로 보내지지 않는다며 타인 계좌로 돈을 이체해달라는 메세지를 받았다. 이 지인은 이체 내역을 사진찍어 보내달라고도 했는데, 막상 A씨의 전화는 휴대폰이 고장났다며 회피했다. A씨는 급하다는 말에 돈을 부쳐줬지만 이후 지인은 잠적했다. 알고보니 그는 사기범이었다.

#2. B씨는 얼마 전 96만4000원을 결제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B씨가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자 "안마의자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만약 구매하지 않았다면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걱정하는 B씨에게 그는 금융감독원 사이트에 접속해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해야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이후 경찰청이라는 곳에서도 계좌확인을 해야 한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어왔다. 하지만 B씨가 그들의 요구에 따라 계좌번호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을 입력하자 그들은 잠적했다.


최근 A씨처럼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과 B씨처럼 결제 문자메시지로 보이스피싱을 유도하는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21일 까지)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가 총 93건에 달한다. 지난 2월전체(37건)와 비교해도 배를 넘어선다.

이달 메신저피싱 피해구제신청은 346건이며 피해액은 7억5000만원이다. 지난 2월 전체(247건, 5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큰폭 증가했다. 이를 포함 올해 총 메신저피싱 피해구제신청은 1468건, 피해액은 33억원으로 집계됐다.

B씨와 같이 소액결제 문자 관련 피해도 급증했다. 이와 관련 이달 접수된 상담건수는 총 108건으로 지난 2월(34건)에 비하면 3배가 넘는다. 이달 중 접수된 피해구제신청은 11건으로 피해액이 2억9000만원이다.

이처럼 메신저를 이용한 금전 사기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감원은 가족 등 지인이 메신저로 금전을 요구할 때면 반드시 전화로 본인 및 사실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메신저나 SNS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할 것도 강조했다.

특히 상대방이 통화할 수 없다며 본인확인을 회피한다면 더욱 의심해봐야 한다. 신분이 직접 확인되기 전까지는 금전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출처가 불분명한 메시지는 보는 즉시 삭제하라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소액결제를 사칭하는 문자메시지에 주의하라"며 "결제서비스 업체 공식 대표번호나 통신사에 전화해 사실여부를 확인하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보이스피싱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거나 범죄사건에 연루됐다며 금융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것은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검찰·경찰·금감원 직원이라는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지 말고 소속이나 직위 이름 등을 확인한 후 전화를 끊을 것"이라며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전화해 사실여부를 확인하라"고 말했다.

또한 만약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거나 이름을 말하지 않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재촉하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라고 강조했다.

 joo4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