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구속 모면 안희정, 남은 건 재판…또 '파란불'일까

기사등록 2018/04/05 14:46:32

검찰, 이르면 다음주 불구속 기소 검토

향후 재판 '업무상 위력' 유죄 입증 관심

"남녀관계로 볼 증거 등 놓고 치열 전망"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선후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18.04.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두번째 구속영장도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수사에 제약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해 이르면 다음주 안 전 지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실상 두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는 더 이상 진전될 것은 없어 보인다. 혐의 다툼이 치열하고 증거인멸 가능성까지 낮아 피의자 방어권을 제약해야 할 만큼 충분한 구속의 필요성을 검찰이 충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향후 재판에서 안 전 지사에 대해 유죄·실형 판결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안 전 지사의 구속영장이 이날 새벽 기각되면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안 전 지사에 대한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박승혜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해 다퉈 볼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주의 우려가 있다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이 지난달 28일 1차에 이어 2차 구속영장도 기각한 것이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주거지가 불분명하고 구속심사에 한차례 불출석 의사를 밝힌 적도 있는데다 증거인멸 정황도 포착된 만큼 안 전 지사의 신병을 확보해 집중 수사할 방침이었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주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가져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된 뒤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하고 이런 부분을 집중 보강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안 전 지사가 범행 당시 사용하던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거나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단계에서 구속이 필요하단 입장이었는데 법원은 재판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한다"며 "도망 염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정황상 충분히 있다고 소명했지만 법원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며 "(구속영장 기각으로) 증거인멸 부분과 실체를 조금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해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고 향후 재판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첫번째 고소인인 김지은(33)씨에 대한 혐의를 가다듬고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았던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직원 A씨 관련 수사를 마무리해 이르면 다음주 안 전 지사를 불구속 기소할 것을 검토 중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선후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18.04.05.  scchoo@newsis.com
검찰 관계자는 "가급적 신속하게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검찰은 기존 수사 내용을 분석한 뒤 고소인과 참고인 추가 조사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이 머지 않으면서 안 전 지사가 재판에 넘겨질 경우 유죄 판결을 받을 지도 주목된다.

 안 전 지사가 받는 혐의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이다.

 혐의의 핵심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이다. 대법원 판결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서 위력의 의미를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경제·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위력을 행사했는지를 어떻게 법적으로 증명하는지가 관건이다. 법조계에서는 물리력을 동원한 성폭행에 비해 정황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까다롭다는 게 중론이다.

 성범죄 사건을 다수 다뤄온 한 변호사는 "위력 행사는 물리적으로 보이는 증거가 필요한 강간과 달리 참고인 진술 등 정황증거로 판단해야 해 법리 다툼이 치열하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도 이례적이었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면 전향적인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향후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안 전 지사 측이 남녀관계로 보일 만한 증거를 내놓으며 반박할지 등 법리 다툼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이던 김씨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4차례 성폭행하고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를 2015~2017년 4차례 성추행하고 3차례 성폭행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23일 안 전 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한차례 기각됐다. 이후 보강수사를 거쳐지난 2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으나 이날 법원이 기각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두번째 영장실질심사에서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 측 법률대리인은 "수사, 재판 절차에서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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