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나바로, 백악관 내 입지 강화…무역정책 직접 개입

기사등록 2018/02/26 17:53:36
트럼프 무역정책 보좌관으로 승진 추진 중
게리 콘 위원장과 잦은 마찰로 지난해 영향력 줄어
향후 트럼프 무역정책 더 강경해질 듯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가장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의 백악관 내 입지가 확대된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참모들이 나바로 위원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담당하는 보좌관(assistant)으로 승진 임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좌관이 되면 자문기구인 NTC 위원장으로 있을 때와 달리 주요 회의 참석 권한이 생겨 행정부의 정책에 직적 개입할 권한이 생긴다.

나바로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표적인 보호무역론자다. UC어바인대 교수 시절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 간의 무역 불균형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신설된 NTC의 초대 위원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그동안 백악관 비공개 회의에서도 무역 정책과 관련한 과격한 견해를 고수해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온건파 인사들과 충돌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존 케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해 9월 나바로 위원장의 사무실을 NEC 아래에 배치시키고 그가 콘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수행단에서도 배제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 카드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나바로 위원장의 입지 확대는 백악관 내 권력 지형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나바로 위원장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주요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본 뒤 변화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켈리 비서실장도 이 방안(승진 임명)을 이행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더욱 강경 기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의회 자문기구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 마이크 베셀 위원은 "나바로의 위상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과 제조업에 대해 공약한 사안들이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지난해 3월 한 연설에서 한국과 중국,인도,독일 등 16개국을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for the lion’s share of the deficit problem)"으로 지목한 적도 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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