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끝나도 문제…서방, 재건 도와야 하나 딜레마

기사등록 2017/12/04 09:55:56
【구타=AP/뉴시스】6년째 장기화된 내전으로 황폐화된 시리아의 모습. 2015년 12월 24일 구타에 사는 한 부자가 공습 이후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를 지나가고 있다. 2017.4.1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리아 내전이 7년 만에 종식 국면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는 가운데 시리아 재건을 위해 영토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해야 할지 서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가 홈스, 알레포 등 주요 도시들을 장악하면서 내전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며 동시에 '재건의 정치'라는 쉽지 않은 도전이 서서히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 문제가 시리아 정부 만큼이나 서방에게도 고민을 안긴다고 지적했다. 아사드 정권에 재건 비용을 대자니 그의 독재와 폭정 문제가 발목을 잡고 그렇다고 시리아인들을 폐허 속에 살도록 내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프랑수아 들라트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아사드의 권력을 견고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어떻게 시리아인들을 도울 것인가는 어려운 등식"이라며 "우리는 좁은 길목에서 답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서구 정부들은 시리아 재건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점이 많다. 시리아가 안정을 되찾으면 유럽의 난민 대량 유입 사태를 개선할 수 있는 데다 도시 재건은 서구 기업들에게 좋은 사업거리가 될 수 있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시리아 재건 비용에 최소 2500억 달러(약 271조 5000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시작된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시리아가 거의 황폐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B)은 시리아 내 주거용 건물 5분의 1이 파괴됐고, 학교 3분의 1이 훼손되거나 완파됐다고 추산 중이다. 전국의 의료시설 가운데 제기능을 하는 곳들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는 시리아 정부가 반군으로부터 탈환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식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4년부터 시리아 정부가 통제해 온 홈스에도 아직 폭격 잔해가 산더미다.

 서방국은 이런 상황만 보고 아사드에게 손을 내밀 수 없는 처지다. 아사드를 독재자로 규정하고 반군을 지지했는데 결과적으로 아사드 축출도 실패하고 러시아에 밀려 내전 통제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미 많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재건 작업은 서방이 시리아의 정치적 미래에 관해 조금이나마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마지막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모게리니는 "우리는 다음 조취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리아 재건 지원 의향을 시사했지만 한편으로는 유엔의 시리아 평화협상에서 정치 전환 방향을 먼저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은 지난달 29일부터 유엔 중재 아래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8차 평화회담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양측이 아사드 대통령 거취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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