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체적 시험 연기 어려워…못본 지역 구제방안 마련"
포항고·포항여고·대동고·장성고 등 4개교 남구로 변경
10개 학교 그대로..."수험생 90% 포항서 시험 원해"
포항지역 예비소집 22일 오후 2시 실시
관외 예비시험장 이동시 학생들 개별 이동키로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정부는 또 다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수능을 전체적으로 재 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이진석 대학정책실장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능 시험 범부처 지원 대책 합동브리핑에서 "수능시험 전에 이번처럼 큰 지진이 난다면 또 연기될 가능성도 있느냐"라는 질문에 "수능을 재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가정해서는 안 되겠지만 다시 큰 지진이 왔을 때 포항 인근지역으로 재배치를 하고, 만에 하나 포항 인근지역도 불가능한 상태에 대해서 그쪽 지역만 제외하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지역에 고사장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매뉴얼은 가지고 있지만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내부적인 매뉴얼에 따라서 구제방안들을 포함해서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해당 일부 지역은 못 치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연기하는 일은 없다는 방침이다.
이 실장은 "다시 시험문제를 출제해서 수능을 한다는 것 자체가 최소 두 달 이상이 소요된다"며 "수능출제위원들과 보조요원들 731명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출제를 위해서 10월 14일에 입소를 해서 실은 수능이 치러지는 10월 16일에 수능 끝남과 동시에 퇴소를 하기로 돼 있었다. 그분들도 자연스럽게 지금 1주일 더 폐쇄된 공간에서 활동을 해야 하는 고충도 함께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수능 재연기 가능성에 대해 "국지적으로 시험을 보지 못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시험을 연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포항지역 수능 시험 대책으로 지진 피해가 큰 포항지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 4개 학교 수험장을 변경키로 했다. 포항 남구지역에 대체 시험장을 마련해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예비소집일인 22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포함 지역 학생들의 이동 방안과 소집 장소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포항지역 시험장에 대한 시설안전 진단 결과 모든 시험장 학교에 구조적 위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피해가 심했던 시험장에서 시험을 봐야하는 학생들이 심리적 불안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포항에서 시험을 시행하되 진원지에 가깝고 피해가 비교적 큰 북측의 4개교 대신 포항 남측에 대체시험장 4개교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교육부는 포항의 12곳(14곳중 지진피해가 없는 울진고, 영덕고 제외) 수능시험장 운영 여부를 검토해 왔다. 이중 4개교는 수험장을 재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12곳 모두 안전점검결과 시설을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불안해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4곳만 수험장을 변경키로 했다.
김 부총리는 "대다수 학생이 포항에서 시험을 보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 대규모 이동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 여러 가능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포항지역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시험장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의 학생이 건물이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면 컨디션 조절, 이동 편의 등을 이유로 포항에서 시험을 보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재배정하기로 한 학교는 포항고, 포항여고, 대동고, 장성고 등 4개 학교다. 이들 학교는 원래 시험장에서 멀지 않은 포항 남구에 대체 시험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체 학교는 포항제철중, 오천고, 포항포은중, 포항이동중 등 4곳이다.
교육부는 또 추가 여진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영천, 경산 등 포항 인근에예비시험장 12교도 병행 준비하고 학생과 감독관의 비상수송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지역 예비소집은 22일 오후 2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포항지역 학생들의 시험 당일 아침 이동 방안 및 소집 장소를 확정할 방침이다.
예비소집 이전 여진 발생으로 관외 예비시험장 이동이 확정된 경우, 수능 당일 학생들은 예비시험장으로 개별 이동키로 했다.
이 경우 정부는 학생별 교통비로 10만원을 지원하거나 학교별 단체이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반면 예비소집 이후 관외 예비시험장으로 시험장이 변경될 경우에는 수능 당일 관내 시험장으로 우선 집결해 버스로 함께 이동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2개 수능 시험장에 수험생・감독관・문답지 등의 이동을 위한 비상수송차량(버스 총 200~250대)을 준비해 예비시험장으로 동시 이동시킬 계획이다.
만약 수능일 입실시간(오전 8시10분) 이후 여진이 발생하면 수능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에 따라 대응하되, 현장의 판단을 최우선에 두고 결정하도록 했다.
정부는 포항지구에 수능시험비상대책본부장(부총리)이 비상 대기해 당일 비상 상황에 대해 경북교육청 및 평가원과 즉각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진동이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일 경우 시험을 중단 없이 계속 치르도록 하는게 원칙이다.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일 경우 시험을 일시 중단 한 후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경우 시험을 재개하는게 원칙이다. 진동이 크게 실질적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일 경우 시험을 중단 한 후 교실 밖(운동장)으로 대피하는게 원칙이다.
정부는 안정적인 수능 시험을 위한 범부처 지원 대책도 발표했다.
우선 시험 당일 포항 지역 시험장에는 소방공무원 2명 및 구조대원 2명을 배치하고, 타 지역 시험장은 소방공무원 2명을 배치키로 했다.
정부는 또 원거리 이동 상황에 대비한 차량 지원, 수험생 심리안정을 위한 대면 및 유선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군 복무자(군인, 의무경찰, 사회복무요원)가 수능을 응시할 경우 당초 수능 응시 목적의 연가는 공가로 전환하고, 입영 대상자 등의 입영 시기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아울러 도서지역 등 선박으로 이동하는 수험생의 시험 편의를 제공하고, 미응시자의 응시 수수료 환불, 수능 연기 및 대입전형 일정 순연으로 인한 숙박 및 항공권 취소 수수료 면제 방안 등도 검토키로 했다.
김 부총리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비상관리체제를 유지해 연기된 수능을 차질 없이 시행하고, 특히 포항 지역의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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