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세먼지④]'조용한 암살자' 맞서는 생활속 대비법

기사등록 2017/05/03 15:16:26 최종수정 2017/05/03 15:58:16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절기상 청명이지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마스크를 두겹으로 쓴 시민이 출근을 하고 있다. 2017.04.04.   scchoo@newsis.com
미세먼지, 대기 중 중금속 등 뭉쳐 발생…"1급 발암물질"
 기름 사용 요리, 청소한 경우 실내 공기가 더 나쁠 수도
 청소 시 공기 중에 분무기로 물 뿌린 후 걸레질 하면 효과
 외출 후 미세먼지 붙은 의류 바로 세탁하고 실내에서 건조
 물·미역·다시마·마늘·브로콜리 등 섭취, 중금속 배출 도움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매일 아침 출근 전 스마트폰을 통해 일기예보를 살펴보는 직장인 임모(33)씨. 종전에는 추운지 더운지, 비나 눈이 오는지 정도만 확인하던 임씨였지만 지난해부터는 미세먼지 농도를 빠짐없이 살펴본다. 어떤 날은 콧속에서 시커먼 콧물이 나올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미세먼지 크기 비교
미세먼지 문제가 시민들의 일상을 압박하는 정도가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4월은 각종 봄꽃 축제가 한창인 기간이지만 황사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시민들 상당수가 외출을 자제했다. 나가더라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조용한 암살자'라고 불리는 미세먼지는 외부의 각종 먼지에 포함된 카드뮴, 납, 중금속, 비소, 탄화수소류 등 오염 물질들이 엉겨 붙어 만들어진다. 황사나 꽃가루, 자동차 또는 공장 매연 등에서 비롯돼 대기 중에 계속 쌓이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입자를 말한다. 통상 50~70㎛ 크기인 머리카락 크기보다도 작다. 이보다도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2.5㎛이다.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호흡기관을 통해 우리 몸속으로 침입한다. 한 번 몸 속으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는다. 장시간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의 질병이 생긴다.

 평소 기관지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 아이와 노인, 임산부는 천식과 폐 질환이 발생할 확률과 조기 사망률이 높아진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 공기청정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2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왕십리점에서 점원이 공기청정기를 정리하고  있다. 2017.03.28. myjs@newsis.com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2013년 발표한 '초미세먼지의 건강영향 평가 및 관리정책연구' 보고서에서 서울의 경우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 위험이 0.44% 증가하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95% 증가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농도는 81~150㎍/㎥ 사이일 경우 '나쁨', 150㎍/㎥ 이상일 경우 '매우나쁨' 단계로 예보된다. 대기 중 미세먼지의 평균 농도가 150㎍/㎥인 상태가 2시간 넘게 지속될 경우에는 주의보, 평균 농도가 300㎍/㎥ 이상이면 경보가 발령된다. 

 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 당 마이크로그램(㎍)으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150㎍/㎥라면 1㎥당 미세먼지가 150만개 있다는 의미다. 일반 성인이 1분에 15~16회 호흡하는 점을 고려하면 2250만~2400만개의 미세먼지가 체내에 유입될 상황에 마주했다고 할 수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 속 몇 가지 습관만 잘 익혀도 미세먼지로 인한 발병을 크게 예방할 수 있다"며 생활 속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이 '나쁨'일 때에는 실내 환기를 자제하고 공기청정기로 환기를 시키는 게 좋다. 창문을 열어 환기해야 할 경우에는 가능한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을 물걸레 등으로 깨끗이 청소해줘야 한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네이버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이하 미대촉)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17.04.02.  photocdj@newsis.com
실내에서 기름 등을 사용한 요리를 했거나 청소를 한 경우에는 실내 공기가 더 나쁠 수 있어 창문을 열어 둔다. 고기를 굽거나 튀김을 할 때 등이다. 굽기, 튀기기, 삶기 순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생선을 구울 때는 실내의 미세먼지가 200㎍/㎥ 이상까지 치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도 필터로 제거되지 않은 미세먼지가 다량으로 나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천식, 만성 호흡기 질환 등 몸이 약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미세먼지가 낮아질 때까지 될 수 있으면 창문을 열지 않는 게 좋다. 대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작은 먼지가 잘 걸러질 수 있도록 고성능 헤파필터(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가 장착된 공기청정기 제품이 유용하다.

 청소할 때는 공기 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린 후 걸레질을 하면 작은 물 입자가 공기의 미세먼지를 가둔 상태로 가라앉아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또 외출 후 미세먼지가 붙은 의류는 바로 세탁하고 실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하게 될 경우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녀온 뒤에는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집에 돌아오면 옷이나 신발을 털어 미세먼지의 유입을 차단하고 샤워, 세수, 양치질로 몸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와 황사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세안할 때는 살균 소독 효과가 있는 소금을 이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몸속에 유입된 미세먼지 배출을 돕는 작물은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와 브로콜리 등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마늘 등이다. 자주 먹으면 장운동이 촉진돼 중금속이 배출된다.

 기관지의 건조함을 막기 위해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물은 하루 8잔 정도 자주 마셔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기관지에 있는 미세먼지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기관지 점막의 습도 유지나 면역력 증진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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