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논두렁 축구장' 강원FC, 홈 경기 그대로 진행?

기사등록 2017/03/14 11:51:16 최종수정 2017/03/14 11:53:02
【서울=뉴시스】강원FC 홈 구장인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의 전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원-포항전 연기 가능성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오는 18일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강원FC와 포항 스틸러스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라운드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14일 "어제 강원과 포항에 18일 경기 일정을 미루는 것에 대한 의사를 문의했다"고 전했다.

 개막 3주 만에 연맹이 일정 변경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강원의 홈구장인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의 그라운드 사정 때문이다.

 스키점프 착지지점을 축구장으로 탈바꿈한 강원의 홈구장은 지난 11일 FC서울전을 통해 올 시즌 첫 선을 보였다. 축구라는 상품 외에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접근은 좋았지만 준비는 기대 이하였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잔디 상태였다. 하얀 눈과 녹색 그라운드의 조화를 기대했던 팬들은 논두렁과 같은 노랗게 바란 잔디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겨우내 쌓여있던 1만여 톤의 눈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배수로 부근의 잔디들이 썩으면서 악취까지 풍겼다. 직접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은 물론 홈 개막전을 위해 몰려든 팬들은 예상치 못했던 고통에 시달렸다.

 문제를 면밀히 확인한 연맹측은 결국 양 구단에 주말 경기 진행 의사를 타진했다. 연맹 관계자는 "강원측은 최대한 상태를 개선해 경기를 치르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당장 잔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잔디가 축구장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평창 알펜시아 그라운드의 시설 주체가 강원이 아니라 절차상 복잡함도 존재한다.

 강원은 알펜시아 잔디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시설 보수에 나설 계획이다. 포항전 이후 다음 홈경기까지 3주의 시간이 있는 만큼 이 기간 동안 보수에 집중하면 한결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의 첫 홈경기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비단 그라운드와 악취 때문만은 아니다. 협소한 주차 공간과 주차장,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의 미비, 발권기 부족으로 인한 늘어난 대기시간은 팬들의 큰 불만을 만들었다.

 강원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패럴림픽 관련 행사로 입구 한 쪽을 사용할 수 없었다. 포항전에서는 그 구역을 주차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발권기의 경우 수량도 문제였지만 당시 인터넷 고장이 있었다. 이제는 문제를 모두 해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문제가 됐던 '외부 음식물 반입금지'에 대해서는 "병이나 위험 물질을 제외하고는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막은 적은 없다. 다만 외부 음식물 대신 경기장 내 매점을 이용해달라는 자발적인 협조를 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연맹 관계자는 "양 팀의 일정이 정해진 상태라 여러 정황상 변경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구단들의 의견을 구하려고 한다"면서 "팬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내일(15일) 정도에는 (경기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jk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