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APCS 기조연사 아웅산 수치 초청 '설왕설래'

기사등록 2017/03/12 14:31:46
【대전=뉴시스】조명휘 기자 = 대전시는 오는 9월 열리는 2017 아시아·태평양 도시정상회의(APCS)에 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을 기조연사로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야당 민족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를 이끈 수치 여사가 자택 정원에서 총선 이후 영국 BBC방송과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자료= 뉴시스DB). 2017.03.12.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조명휘 기자 = 대전시가 2017 아시아·태평양 도시정상회의(APCS)에 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을 기조연사로 초청키로 한 것을 두고 시비가 일 전망이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박영순 시장정무특보를 비롯한 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양곤시를 방문해 마웅 마웅 소(Maung Maung Soe)시장 등을 만나 2017APCS 참여를 협의한다.

 특히 대표단은 미얀마 민주화운동 88재단(NPO 88 Generation) 관계자들을 만나 수치 여사가 기조연사 자격으로 대전을 방문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내용의 권선택 시장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향후 양측의 의견교환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권 시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수치 여사를 만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수치 여사가 행사에 참석하게 되면, 행사의 대외적인 '급'이 한 층 올라가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드러내놓고 이야기는 하지 못하지만 시는 새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반면, 지방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사실상 수반급인 한 나라의 실권자를 초청하는 것은 정부 외교당국과 협의가 전제돼야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지방정부의 정무특보가 민간재단을 통해 의사타진을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물음이다. 

 또 국가원수급 인사를 행사의 흥행카드 정도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지나친 의욕일 뿐 실현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중인 권 시장이 최근 '아침동행' 행사에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참석시키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일었던 비판이나, 며칠 뒤 2030 아시안게임 유치검토를 주장해 논란이 빚었진 것과 같은 연장선상의 '과욕' 이란 것이다.

 김동섭(더민주·유성구2) 대전시의원은 "수치 여사가 미얀마 국내정세 문제도 여의치 않은 상황서 지방도시 행사에 오라고 하면 오겠느냐. 아마 검토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대전시의 행정이 즉흥적이고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개선돼야한다"고 비판했다.

 박희조 자유한국당 대전시당 사무처장은 "탄핵 후 권한대행에게 최소한의 국정운영만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을 대전시에 그대로 대입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시장이 최근 무리수를 많이 두고 있는데, 재판을 염두에 둔 것인지 시민정서에도 맞지 않고 자연스럽지도 않다"고 했다.  

 시는 2017APCS 행사가 9월에 열리고, 5월에 새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새정부의 지원사격을 적극 받게 된다면 수치 여사의 방한과 함께 행사참석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순 시장정무특보는 "수치 여사의 국제적 지명도가 있어 방한하시게 되면 행사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행사의 격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비공식적으로 친서를 통해 의사를 전달 한 뒤, 새 정부가 구성되면 국가적 차원서 일이 추진될 수 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외교적 결례나 절차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행사 주최도시로서 최선을 다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7 APCS는 올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아시아 태평양 100여개 도시의 시장을 비롯해 학자, 기업인 등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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