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브렉시트 놓고 게임말라"…스코틀랜드에 경고

기사등록 2017/03/03 15:53:0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 중앙 정부와 스코틀랜드의 갈등이 재고조되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발해 분리 독립을 추진하자 테리사 메이 총리도 맞대응에 나섰다.

 메이 총리는 2일(현지시간) BBC방송 인터뷰에서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수반이 분리 독립이라는 개인적 야망을 위해 주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주민들은 (분리독립) 국민투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정치는 게임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 관한 것이다. 매일매일 사람들에게 정말 연관 있는 문제를 다루는 일"이라며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독립에 관해 편협한 시야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민들은 SNP 정부가 경제, 교육 개혁 등 일상에 기반한 이슈를 다루길 원한다"며 "주민들은 국민투표가 아니라 SNP 정권이 본업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는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압도적으로 EU 잔류에 투표했다. 스터전 수반은 이를 바탕으로 중앙 정부가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를 밀어붙일 경우 분리 독립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스터전 수반은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 방침에 대한 스코틀랜드의 우려를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며, 중앙 정부는 스코틀랜드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권리가 없다고 규탄했다.

 그는 2일 성명을 통해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스코틀랜드 정부는 모든 측면에서 타협을 제안하며 의견 일치를 추구하려 했다"며 "중앙 정부는 고집을 부리며 비타협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 정부가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한 뒤 스코틀랜드 내 분리독립 여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는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BMG가 지난달 공개한 설문 결과 응답자 51%가 영국 잔류, 49%가 독립을 지지했다. 잔류파와 독립파 사이 격차가 2년 전에 비해 크게 좁혀졌다.

 스코틀랜드 민심 변화를 인식한듯 메이 총리는 5월 4일 스코틀랜드 지방 선거를 앞두고 독립파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가 분리독립에만 몰두하며 민생을 소홀히 한다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는 3일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공화당 스코틀랜드 지부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총리실이 사전 공개한 연설문을 보면 그는 이 행사에서 "정치는 게임이 아니다"라고 거듭 지적한다.

 메이 총리는 "스코틀랜드에 위임된 공공 서비스 관리는 방치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며 스코틀랜드 청년들이 잉글랜드 청년들과 같은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한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지난달 27일 메이 정부가 스터전 수반이 브렉시트를 명분으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 투표를 재추진 할 것으로 보고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이와 관련 기자들과 만나 "제2의 주민투표가 있어야 하는가? 우리의 명확한 답변은 노(no)"라며 "스코틀랜드는 2014년 공정하고 합법적인 투표를 통해 영국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일축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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