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근육주사를 처방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한 경주마의 마주(馬主)가 수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수의사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서보민 판사는 마주 A씨가 "경주마에 근육주사를 처방해 발생한 부작용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수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서 판사는 판결문에서 "근육주사를 처방받은 말은 양쪽 뒷다리에 부종이 생기거나 전신 기력이 저하한 상태로 경주 훈련을 소화할 수 없어 3~6개월의 휴양이 필요한 상태였다"며 "당초 A씨와 B씨가 맺은 약정의 기간보다 뒤늦게 경주에 출전할 수 있었으므로 B씨는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근육주사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은 약정기간 전에 치료가 됐다"며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 판사는 "경주마는 근육주사 부작용 치료 기간 중 산통 증상이 나타났고, 부작용 치료 후에도 산통 치료 및 관리를 받았다"며 "부작용 치료 자체는 산통 증상과 관련이 없으나, 이로 인한 운동 부족이나 체력 저하 등은 산통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B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B씨로부터 동일한 근육주사를 맞은 다른 말들에게도 같은 증상이 생겼고, B씨도 자신의 잘못을 사실상 시인하는 상황에서 약정서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말의 치료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처방한 근육주사는 경주 출전을 앞두고 컨디션이 저하된 경주마의 경기력 회복을 위한 것"이라며 "해당 경주마가 경주에 출전하거나 입상할 여부 등이 불확실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액수를 2000만원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11월 B씨에게 자신이 소유한 경주마의 진료를 의뢰했다. 이에 B씨는 A씨의 경주마를 포함한 말 11마리에게 진통소염제, 복합영양제 등을 근육주사로 투약했다.
그러나 같은달 A씨의 경주마는 근육주사를 맞은 부위인 오른쪽 목이 부어오르고, 고름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생겼다. 결국 서울마사회 서울경마공원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병원에 입원했고, B씨의 주사를 처방받은 다른 2마리의 말에게도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
A씨와 다른 마주들은 다음달 B씨에게 '경주마 3마리에 대한 치료를 2014년 12월 말까지 전담해 훈련에 임할 수 있을 정도까지 완치시킬 것을 약속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에 약정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B씨도 이를 받아들였다.
A씨의 말은 같은해 12월 근육주사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를 마쳤으나 산통 증상이 나타나 이듬해 2월까지 치료 및 관리를 받았다. 이에 A씨는 "근육주사 부작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1억여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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