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36)는 코믹하고, 강동원(33)은 우아하다. 군도, 즉 도둑무리가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은 시원하고, 하정우와 강동원의 칼 겨루기는 흥미진진하니 크게 나무랄 구석이 없다.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윤종빈 감독과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하정우, 4년 만에 돌아온 강동원의 조합이 개봉 전부터 관객의 눈을 높였다. 지난해부터 2014 최고의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은 것도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후 새로 부임한 나주 목사(주진모)라고 다르지 않다. 나주 대부호이자 전라관찰사인 조 대감(송영창)의 서자로 최고의 무관인 '조윤'(강동원)과 함께 백성들의 노동력까지 착취한다.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는가 싶던 백성들의 몸은 더 말라간다.
"평범한 백성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꿔가는, 머리가 아닌 가슴이 먼저 반응하는 전복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는 윤 감독의 의도는 맞아 떨어진다. 마음을 졸이게 되는 군도 무리와 탐관오리의 대립각은 흥미롭다.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백정"이라는 대사가 스크린 너머로 울려 퍼질 때는 소름이 돋기도 한다.
특히 4~5개월 동안 액션 연습에 매달렸다는 강동원의 액션은 칼날이 춤추는 듯 아름답다. 푸른 빛이 감도는 강동원의 의상은 무채색에 가까운 도둑들과 때깔부터 다르다. 클라이맥스의 대나무 액션 신에서 클로즈업 된 강동원의 얼굴은 영화 속 화보처럼 느껴진다.
중·후반부로 달려가면서 폭발하는 이성민의 카리스마와 백성을 생각하는 이경영의 희생도 눈물겹다. 전략가 태기(조진웅)의 술수는 손뼉을 탁 치게 만들고, 천보(마동석)가 휘두르는 쇠뭉치에 맞아 나가떨어지는 권력가들의 모습은 통쾌하다. 김성균, 정만식, 윤지혜, 김재영 등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극 중간중간 끼어드는 여성의 목소리도 극을 압축한다. 낮고 단조로운 음성으로 전하는 코믹한 내레이션은 웃음을 더하지만, 간혹 과하게 느껴진다. 시대를 꿰뚫는 날카로움이나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 등 전작에서 보여준 윤 감독의 장점이 미처 다 펼쳐지지 못한 아쉬움도 남는다.
휘몰아치는 앞부분과 달리 중반부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마지막의 시원한 한 방에 대한 갈증도 있다. 23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37분.
gogogir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