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버스 등 타 교통수단 승객 감소 '희비'
【수원=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수원시에 전철이 개통된지 9일로 100일이 됐다.
지난해 11월30일 첫 운행을 시작한 분당선 망포역~수원역 구간(5.2㎞)은 '서민의 발'로 자리를 잡았을뿐 아니라 역 주변 상권을 살리고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고 있다.
그러나 버스와 택시업계는 이용객이 줄어드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1만700여명이었던 분당선 수원역은 지난달 1만2300여명으로 늘었고 매탄권선역은 7000명에서 8000명으로 1000명 증가했다. 망포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3만명이 넘는다.
이 구간은 앞서 개통된 왕십리역~망포역 구간과 연결돼 수원에서 용인·성남·서울지역을 편하게 오갈 수 있게 했다.
성남 정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하면 서울 강남까지 40~50분이면 갈 수 있다.
수원은 수원·매교·수원시청·매탄권선·망포·영통·청명역이 하나로 연결돼 15분 '생활권'이 됐다.
◇생활의 여유와 편안함
"교통 체증 없이 정해진 시간에 이동할 수 있어 생활이 여유로워졌어요."
아침마다 등교시간인 오전 7시45분을 넘길까봐 조마조마했던 화홍고등학교 2학년 장도희(16·여·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학생은 요즘 마음이 편해졌다.
전에는 장양이 화홍고(권선구 권선동)에 가려면 집에서 오전 7시에 나와 버스를 한 번 타고 10분쯤 걸어가거나 버스를 2번 타야 했다. 버스 이용 시간만 각각 25분, 30분이 걸렸다.
집에서 조금 늦게 나오거나 버스가 연착하는 날에는 지각할까봐 서둘러 가야 했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면서부터 통학시간이 10여분 단축돼 학교생활을 아침부터 여유 있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장양은 "지난해 통학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마음 편하게 다닌다"며 "아침마다 느꼈던 만원버스의 불편함이 없어져 너무 좋다"고 전했다.
수원에서 차를 타고 성남이나 서울에 가려면 교통체증 등으로 이동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지하철을 타면 차보다 빠르고 정해진 시간에 도착할 수 있어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초등학생 자녀를 1명 둔 전창민(43·권선구 권선동)씨는 "주말에 가족들과 자가용을 타고 나들이를 가면 항상 밀리고 예상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다"며 "지하철은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고 빨리 가기 때문에 가족들과 친·인척행사나 야유회를 갈 때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변화
교통의 변화는 지역상권도 움직였다.
지난해 11월29일까지 망포역은 분당선의 종착역이었지만, 그후 수원역까지 연결돼 역사 주변 유동인구 수가 늘었다.
지하철 승·하차 인원은 하루 2만명에서 3만명 규모로 늘었고 역사 주변 상점의 손님들도 많아졌다.
이성수(52) 망포동상인협의회장은 "망포역~수원역 개통 이후 망포역 주변의 음식특가거리에 손님이 많아졌다"며 "음식점 경기가 좋지 않은 때지만 망포동은 지하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망포역 주변의 한 중형슈퍼는 지난해 12월 이후 월 매출액이 늘었다.
L슈퍼 지점장 윤모(38)씨는 "지하철이 수원역까지 이어진 후 손님이 많아져 월 매출액이 20% 늘었다"며 "지하철 개통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 같다"고 귀뜸했다.
역사 주변의 아파트 시세도 올랐다.
매탄권선역 인근의 주공아파트는 역 개통 이후 평당 100만원가량 높아졌고 매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역에서 100여m 거리에 있는 K주공아파트는 25평짜리 한 채 매매가격이 2억1500만원 선이었는데 역 개통 후 2억4000만원 선으로 2500만원정도 올랐다.
매탄권선역 주변에서 공인중계업을 하는 김연우(49·여)씨는 "다른 동네는 집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매탄권선역 주변 아파트는 올라갔다"며 "교통이 편해지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역 앞에서 분식노점을 운영하는 김정희(45·여)씨는 "전에는 버스를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많았는데 지금은 지하철로 이동하기 때문에 노점상을 찾는 사람이 적어졌다"며 "월 수입은 4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버스·택시업계의 수난
지하철 개통으로 시민들의 생활은 편해졌지만 버스와 택시 운송업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10분께 수원역 앞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30여대가 좀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분당선이 개통 전까지는 수원시청이나 영통으로 가는 손님들이 택시를 많이 이용했지만 개통 후에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택시 기사들의 중론이다.
택시 기사들은 영통방향 손님들이 줄어 수입도 감소했다고 푸념했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송현동(52)씨는 "전보다 손님이 20%정도 줄었다. 예전 수입을 맞추기 위해 12시간 일하던 것에서 2~3시간 연장 근무를 한다"고 말했다.
기사들은 "지난해 수원역 앞에서 5분정도 기다리면 손님을 태웠지만 지금은 10~15분 있어야 태울 수 있다"며 "지하철이 다니는 영통방향 손님은 거의 없다"고 했다.
2시간여 뒤 망포역 4번 출구 앞에서도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7대가량 줄지어 서있었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택시기사 이모(46)씨는 "지난해 12월 이후 택시승강장이 생겼지만 손님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려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월 수입이 20만~30만원 줄었다. 다른 동료들은 그만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망포역과 수원역을 오가는 버스들은 손님이 적어져 차량 수를 줄이기도 했다.
한 시내버스 기사는 "회사에서 버스 7대를 운영하다가 최근 5대로 줄였다"며 "손님이 줄어 어쩔 수 없다지만 버스업계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수원에서 13-5번 버스를 몰고 있는 한동원(55)씨는 "전에는 버스들이 하루 평균 1200명 안팎의 손님을 태웠는데 분당선 개통 후에는 100~200명 줄었다고 한다"며 "경제도 어려운데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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