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이야기다. 주전 선수 7명이 줄부상으로 경기장에 나서지 못하는 동안 올해 입단한 신인들이 여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김대경(22), 권창훈(19), 추평강(23)은 올 시즌 수원의 블루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들었다. 수원이 자랑하는 기대주들이다.
이들은 오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013 11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감독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구단 같았으면 기라성 같은 선배의 기에 눌려 제대로 된 출장 기회를 잡지도 못했을 이들이다. 하지만 베테랑들이 줄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자 이들이 기회를 잡게 됐다.
주장을 맡았던 김두현(31)이 일찌감치 무릎 인대 파열로 일찌감치 그라운드를 떠났고, 조동건, 최재수, 곽희주, 홍순학, 이종민, 이용래 등도 잇달아 부상을 당해 뛸 수 없는 상황이다.
곳간이 비자, 서정원 감독은 올해 입단한 신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울며 겨자먹기 식도 있었지만 선수 육성에 대한 포석도 깔려 있다. 이미 탈락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때부터 이들에게 차례로 출전 기회를 줬다.
프로 데뷔전은 잊기 힘든 경험이다.
지난달 23일 ACL 센트럴코스트와의 홈경기에서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던 김대경은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30분 가량 뛸 수 있었다. 데뷔전을 치르기 전까지 긴장이 많이 됐었는데, 막상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금방 팀의 일원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그날의 특별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숭실대를 졸업한 김대경은 올 시즌 6경기 출장에다가 벌써 1골 1도움의 활약을 보이며 누구보다 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2012신인드래프트에서 번외지명으로 입단했지만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먼저 데뷔 신고식을 치른 선수는 권창훈이다. 권창훈은 지난달 3일 가시와 레이솔 원정경기에서 후반 34분 박현범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권창훈이 데뷔전을 치렀던 그날 수원은 2-6으로 완패했다.
그는 "비록 졌지만 제게는 값진 경험이었다. 그날 경기를 통해서 앞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셋 중에서 가장 늦게 데뷔 한 선수는 추평강이다. 그는 ACL 조별 예선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치렀던 구이저우 런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투입됐다.
추평강은 "데뷔전 당시 책임감이 강했다.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K리그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정식 데뷔를 한 셈인데 매우 소름이 끼쳤다"고 떠올렸다.
추평강은 2011년 추계대학연맹전 MVP와 공동 득점왕에 이어 유니버시아드 대표로 선발됐던 유망주다. 지난해 U리그 19경기에서 10골을 넣어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프로 데뷔 골은 없다.
이들에게도 롤 모델은 있다. 김대경은 서정진, 권창훈은 김두현, 추평강은 정대세를 각각 닮고 싶은 선배로 지목했다.
김대경은 "대학 시절에는 (염)기훈이 형의 플레이를 많이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 와서는 (서)정진 형을 닮고 싶다. 형들의 보이지 않는 면까지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대경은 제주전에서 팬들에게 감귤 주스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한다. 신인답게 패기 넘치는 말로 제주를 자극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제주는 감귤이 유명하다. 감귤을 갈아 먹는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꼭 정확히 그 표현은 아니지만 이길 자신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지훈련 때 김두현과 같은 방을 썼다는 권창훈은 "김두현 형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입단해서 동계훈련 때부터 같은 방을 쓰며 생활했다. 형은 경험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항상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 하나하나 노하우를 전수받아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평소에도 정대세와 많이 친하다는 추평강은 "(정대세는)승부욕이 대단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운동할 때마다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팬들에게 존경받고, 쇼맨십도 강해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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