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출 숙빈최씨·검계·오작인…'동이' 그것을 알려주마

기사등록 2010/04/08 18:43:40 최종수정 2017/01/11 11:38:12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MBC TV 드라마 ‘동이’, 어디까지 사실인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KBS 2TV 드라마 ‘추노’에 이어 ‘동이’의 ‘사실과 허구’에 답했다. ‘동이’는 조선 21대 임금인 영조의 어머니이자 19대 숙종의 후궁인 숙빈 최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유전, 아들이 임금에 등극하기까지의 극적인 성장과정을 극화하고 있다.

 극중 동이는 천민 출신이다. 연구원은 숙빈최씨가 천민 출신인지, 무수리 출신인지를 의문으로 남겨뒀다. 후궁이 되기 전의 삶에 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탓이다. 숙빈최씨가 궁녀로 입궁한 시기는 숙종 2년(1676)이다. 양친이 모두 일찍 죽는 바람에 생계가 막막했기 때문일 수 있으나 분명치 않다는 판단이다. 입궁 후의 행적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없다. 단지 무수리로 지냈다는 구전이 거의 사실처럼 굳어져 있다.

 다만, 영조 1년(1725)에 세워진 ‘숙빈최씨 신도비’에는 동이의 아버지 최효원이 종6품인 행충무위부사과였다고 기록돼 있다. 숙빈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최효원 직역이 이에 그친 사실과 그의 가계기록이 해주최씨 족보에 수록되지 않은 것은 출신의 미천함을 반증하는 대목이 아닐까라는 판단이다.

 장악원의 악공으로 해금을 연주하는 동이의 오빠 동주가 중앙 관청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악공이 일반 양인을 차출하는 악생과 달리 관청의 남자 종에서 차출된 덕이다. 악공은 천인 혹은 양민 신분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하층민이었다. 전국적으로 동원되는 악공은 무작위로 제비를 뽑아 시험곡을 연주해 선발됐다. 이들은 자격을 갖춰 일정기간이 지나면 승진해 품계를 받기도 했다.

 검계는 어떤 이들일까.

 1735년 5월 승정원일기는 신하들과 국정을 토론하던 영조가 신하들이 검계라는 이름을 들먹이자 궁금해했다고 기록했다. 좌의정 서명균은 “칼로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든 단체가 검계이며, 주로 양반가의 사나운 종이나 머슴들이 가입한다”고 답했다.

 초상 시 상여를 메는 조직인 향도계가 점차 반(反) 양반조직으로 변하면서 조선은 향도계 해체를 위해 대대적 강공책을 폈다. 일부는 해체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조직적이고 과격한 단체가 탄생했다. 이 단체가 검계다. 주인과 부모를 배반한 노비와 양인 청년들이 주로 가입했다. 조직마다 오늘날의 ‘조폭’처럼 각각 특정한 명칭을 가졌다. 별자리 이름을 따 ‘28수계’라고 부르거나, 선비들을 흉내내 ‘죽림칠현(竹林七賢)’이라 하기도 했다.

 동이의 시대적 배경은 1681년, 순종이 보위에 오른 지 7년째 되던 해다. 대사헌 장익헌의 암살과 형조판사와 이조참판의 피살 등 남인 세 수장의 죽음이라는 소재로 시작된다. 14세의 어린 왕 숙종이 즉위하자(1674) 조정의 주도권은 남인 세력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1680년 남인들이 대거 실각하면서 조정의 요직은 서인에게도 돌아간다. 경신환국(庚申換局)이다.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은 바로 이런 남인의 실각, 서인의 재집권, 연이은 역모사건으로 인한 대규모 옥사가 벌어지던 때다. 따라서 남인 내부의 권력다툼이 심화돼 암살사건에 이른다는 것은 드라마상의 사건 전개를 위한 허구일 따름이다.

 드라마의 출발점인 1681년에 남인은 중앙 정계에서 소외돼 있었으므로 내부 권력 다툼을 할 형편이 못됐다. 남인과 서인의 밀고 당기는 대립양상이 시작되는 것은 희빈 장씨가 훗날의 경종이 되는 왕자를 낳은 1688년 이후다.

 오작인이라는 직업도 궁금하다. 조선시대의 CSI, 오작인은 누구일까.

 극중 동이 아버지의 직업인 ‘오작인’은 관아에 소속된 하급 아전이다. 시체를 검시할 때 옷을 벗기거나 몸을 만지는 등의 천한 일을 하던 이들이다. 살인, 변사 사건 등이 발생하면 원칙은 시신이 발견된 해당 고을의 수령이 검시관이었으나 검시 실무는 아전들이 담당했다.

 정조 때 편찬된 검시 지침서에 해당하는 ‘증수무원록’에는 검시에 참여한 아전들을 사리(司吏), 오작(仵作), 항인(行人), 의율(醫律)로 구분했다. 여러 일 중 오작은 검시과정에서 시신을 직접 만지는 일을 맡았으며, 아전들 중에서도 제일 천한 부류에 속했다.

 ‘신주무원록’에는 ‘검시와 시신의 매장을 담당하는 사람(檢屍及埋葬之人)’, ‘증수무원록’에는 옥에 갇힌 사람을 맡아 지키던 ‘쇄장(鎖匠)과 같은 부류’라고 했던 것에서 이들의 업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자료센터는 “50부까지 방송되는 동이가 극의 전개와 흥미가 더해 갈수록 질문과 답변도 매주 업데이트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전문 연구자들은 일반 대중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역사드라마 등에 대한 학술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추노’의 사실과 허구 콘텐츠 서비스는 비상한 관심을 부르며 조회수 18만건 이상을 올린 바 있다.

 agac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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