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경영평가 1위·직무능력 평가 우수에 'C등급'…성과급 미지급
법원 "세부평가와 종합등급 합리적 연관성 없어…처분 취소하라"
과기부 "목표 미달·내부 사건" 주장…法 "최하위 등급 요건 안 돼"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기관 내 부서 경영평가에서 1위를 달성하고 대부분의 평가지표에서 목표를 달성한 국장에게 최하위 성과평가 등급을 부여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4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조모씨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2024년도 성과평가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과기부 장관이 2025년 4월 조씨에게 2024년도 성과평가 C등급을 부여하고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도 과기부 장관이 부담하도록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씨는 과기부 산하 우정사업본부 소속 국장으로 근무했다. 과기부 장관은 지난해 4월 조씨에게 문자로 2024년도 성과평가 결과 C등급에 해당해 성과급 미지급 대상이라고 안내했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C등급을 받은 경우 성과연봉 기준액의 0%를 지급받는다.
조씨는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같은 해 5월 인사혁신처 중앙고충심사위원회에 고충심사를 청구했지만, 조씨가 정년퇴직해 공무원의 지위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청구를 각하했다.
조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소청심사 청구기간이 도과했을 뿐만 아니라 소청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조씨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국장이었던 부서가 2024년도 경영평가에서 1등급 1위를 한 사실과 조씨가 대부분의 평가지표에서 목표를 달성 및 초과 달성했고, 직무수행 능력 평가의 모든 평가요소에서 '매우 우수' 또는 '우수' 등급을 받았던 점을 인정했다.
이어 "그럼에도 조씨의 각 종합등급은 최하위등급으로 부여됐는바, 세부 평가 결과와 종합등급 사이 합리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기부 측은 경영수지 개선도·우편매출액의 목표 미달, 낮은 연가사용률, 초과근무 감축률 등을 최하위 등급 부여 사유로 제시했다.
또 부서 내 장애인 직원 성추행 사건과 피해자 보호 미흡, 조씨의 골프 일정에 따른 면접 일정 변경, 보험관리사 연수 대상자 선정 및 팀장 전보 조치 등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과기부가 제시한 이 같은 사정들이 관계 법령에 따라 정한 최하위 등급 부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조씨가 국장으로 있던 부서가 2024년도 경영평가에서 1등급 1위를 했음을 더해 보면, 과기부 장관이 조씨에게 최하위 등급을 부여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평가 결과에 따라 이뤄진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과기부 측은 A씨가 성과평가 처분을 받은 사실을 안 날부터 30일이 지나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므로 적법한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행정청이 국가공무원에 대해 본인의 의사에 반한 불리한 처분을 하면서 소청심사 절차에 관해 고지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은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소청심사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기부 장관이 이 사건 처분 당시 조씨에게 소청심사 절차에 관한 고지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조씨의 소청심사 청구가 청구기간의 도과로 부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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