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다문화가정에 대한 각종 지원과 혜택을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유치원 우선모집을 놓고 또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는 유치원 우선모집 신청을 앞두고 지인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인 중 가족이 모두 중국인인데 남편과 아이는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엄마는 아직 중국 국적이라고 하더라"며 "한국에 거주한 지 10년 정도 됐는데 유치원 신청 때 다문화가정으로 넣으려고 아직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맞벌이인데 우선순위가 마지막이라 열받았다"며 "그렇다고 이 가족이 가난한 것도 아니다. 자가가 있고 차도 두 대이며 외벌이인데 남편 집안도 잘 사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약자가 아닌데 왜 이런 우선순위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다문화가정 우선순위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유치원 우선모집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일반모집에 앞서 입학 대상자를 선발하는 제도다. 다만 우선모집 대상과 순위는 지역별 교육청 지침과 유치원별 모집요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서울의 2027학년도 유치원 우선모집에서는 법정 저소득층 가정, 국가보훈대상자, 북한이탈주민 가정 등을 앞선 순위에 두고, 다문화가정은 다자녀·장애부모 가정 등과 함께 4순위 이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울산의 경우 다문화가정 자녀를 다자녀 가정과 함께 5순위 우선모집 대상으로 정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서울과 울산 모두 별도의 우선모집 대상자로 포함돼 있지 않다.
해당 게시물에는 다문화가정 우선지원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다자녀, 한부모, 차상위, 조손가정, 장애가 있는 아이에 대한 우선순위는 이해되지만 다문화가정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 순번이 200번대 후반이라 결국 다른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며 "외동이라는 이유로 입소하지 못하는 집도 많은데 외벌이 다문화가정의 외동아이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습을 보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저소득층 多, 출발선부터 달라"…다문화가정 지원 호소하는 목소리도
반면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자신을 다문화가정의 자녀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은 지난 3일 스레드에 "우리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라 나라의 지원이 끊기면 당장 굶어 죽을 수도 있다"며 "특히 동남아 출신 결혼이민자가 있는 가정 중에는 저소득층이 많아 금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부모의 한국어 능력이나 교육 환경 때문에 아이들이 학습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우리는 출발선부터 다르기 때문에 이런 혜택이라도 없으면 낙오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지난달 말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다문화 가정은 사회적 약자가 맞다"며 국제결혼 가정에서 외국인 배우자의 취업과 한국 사회 적응이 쉽지 않고, 한국인 배우자가 행정과 금융, 자녀 교육 등 대부분의 일을 맡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문화가정 지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식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같은 논쟁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다문화가정 우대 제도의 폐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데 이어, 31일에는 다문화가정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불합리하거나 역차별을 낳는 제도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관련 제도의 점검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공동체는 사회 경제적 약자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세심하게 마련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공정성과 합리성이라는 원칙이 반드시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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