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AI 의존·학습 능력 저하 우려에 제미나이 기본 비활성화
구글 검색 속 AI 요약·챗봇은 차단 불가…'반쪽 조치' 논란
WSJ 보도·美 상원 초당적 압박에 정책 변경…교육계 반발 지속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구글이 미국 초·중·고등학교 학생 계정에서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 등 AI 도구를 기본적으로 비활성화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해 학습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와 미 의회의 압박에 따른 조치다. 다만 구글 검색에 내장된 AI 기능은 별도로 차단할 수 없어 '반쪽짜리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 등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학교에서 관리자가 별도로 활성화하기 전까지 제미나이 등 AI 도구와 구글 검색을 학생 계정에서 기본적으로 차단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구글 클래스룸을 사용하는 학교에서 제미나이 등 AI 기능이 자동으로 활성화돼 있었다.
이번 조치로 학교는 제미나이를 사용하지 않고 구글 검색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다만 구글 검색을 켜면 검색 결과에 표시되는 AI 요약 기능인 'AI 개요'와 AI 챗봇 기능인 'AI 모드'도 함께 제공되며, 이 기능들만 따로 끌 수는 없다.
구글은 AI를 검색 서비스의 필수 요소로 보고 있으며, 검색에서 AI 기능만 별도로 끄는 옵션은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학생이 과제 문제를 입력하면 정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고 단계적으로 풀도록 안내하는 '가이드 학습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정책 변경은 구글의 AI 도구가 학생들의 학습과 정서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비판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지난 9월 WSJ은 교사와 학교 관계자, 학부모, 학생, 의료 전문가 등 6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 구글의 AI 도구가 학교에 확산하면서 일부 학생들이 학업과 정서적 측면에서 AI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후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학교 내 AI 도입이 학생들에게 미칠 잠재적 피해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교육·학부모 단체들은 구글이 검색 서비스에서 AI 기능만 따로 끌 수 없도록 한 점을 비판했다. 학교가 구글 검색을 이용하려면 AI 기능도 함께 사용해야 해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미국교사연맹(AFT)의 랜디 와인가튼 위원장은 "구글이 아이들의 교육보다 자사의 사업적 이익을 우선시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아동 권익단체 페어플레이의 조시 골린 사무총장도 구글이 학교에 자사 AI 제품 사용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글은 이번 변경으로 학교의 선택권이 확대됐다는 입장이다. 구글 교육사업 부문 책임자인 크리스 필립스는 "학교가 교실에서 AI 사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학교와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반영해 관련 기능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의 SCALE 이니셔티브는 학생들의 AI 사용이 학습 효과를 높이는지에 관한 양질의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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