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트럼프 심판 기로…美유권자들 "나라 분열시켜"vs"적임자"

기사등록 2026/11/04 02:55:20

美중간선거 본투표 개시…한국 4일 오전부터 개표

상당수 유권자들, 트럼프 불만 토로…"경제·부패 심각"

"사회주의에서 되돌리려면 강한 사람 필요" 옹호도

[페어팩스=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3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청사에 마련된 중간선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6.11.04.
[페어팩스(버지니아주)=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 본투표 투표소들이 3일(현지 시간) 문을 열면서 지지하는 후보들에 힘을 보태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미 연방의회 상원과 하원, 주지사가 대상이지만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의미를 지닌다. 현장에서 유권자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 또는 지지의사를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이날 오전 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청사 내 투표장에서는 조용하지만 분주히 선거 절차가 이뤄지고 있었다.

투표장에 입장한 유권자들은 신분 확인을 거친 후 투표용지를 배부받았다. 신중을 기해 작성한 투표용지는 전자 스캐너에 넣어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페어팩스카운티 청사 투표소는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었음에도, 투표장이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미국은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라 아직까지 본격 투표행렬은 시작되지 않은 탓이다.

투표소 관계자는 "시작할 때는 줄이 조금 있었지만 대부분은 계속 이런 정도였다"며 "지금은 대부분 일하러 간 시간이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아 질 것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또 나올것 같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참가자가 중간선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UF Election Lab)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사전투표 참가자는 5934만3704명으로 집계됐다.

버지니아주 투표소는 오전 6시에 문을 열어 오후 7시에 닫는다. 투표 마감 시간은 주마다 다른데 시간대가 빠른 동부 지역부터 개표가 진행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4일 오전부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전망이다.

워싱턴DC에 인접한 버지니아 북부 지역은 본래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을 찾기 어려웠다.
[페어팩스=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3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청사에 마련된 중간선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6.11.04.
투표소를 찾은 상당수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민과 외교정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부패 문제에 대한 반감도 표출됐다.

올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에리카씨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그 가족들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런 식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함께 투표소를 찾은 에리카씨의 남편은 "가장 큰 문제는 현직 대통령이다. 공화당 전체가 같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대통령은 나라 전체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그는 모두와 싸우고 있는데 유럽, 캐나다, 중남미 국가들과도 싸운다. 그런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20대 여성인 다이애나씨도 "지금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각하면 목소리를 내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습을 보고싶어서 투표하려 왔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특히 외교 정책 대해 "우리가 스스로 우스운 꼴로 만들고 있다. 전세계의 많은 우정과 협력관계를 해치고 있다"며 "미국 우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을 우선시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 백인 남성은 투표 이유를 묻자 "망할 트럼프를 증오하기 때문"이라고 내뱉기도 했다.

카운티 청사 앞 민주당 후보 안내 천막을 담당하던 켈리씨는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지역들이 지금은 경합지역이나 민주당 지지 지역으로 바뀌고 있어서 흥미롭다"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와 부패"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페어팩스=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3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청사에 마련된 중간선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6.11.04.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줄리아나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고 본다"며 "자기 일을 하고 있다. 할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측 안내 천막을 운영하는 샌드라씨도 "저들(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를 만들어냈다. 너무 극단적이기 때문"이라며 "온화한 사람이 우리를 사회주의의 벼랑 끝에서 되돌려 놓을 수는 없다. 강한 성격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의 성격 중 모든 면이 좋지는 않지만 지금 이 일을 하기에는 적임자다. 온화하고 평범한 사람은 직면한 문제에서 우리를 구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 투표대상은 연방하원 전체 435석, 상원 35석, 주지사 36명 등이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과 하원의 지형이 바뀔지가 최대 관심사안이다.

여론조사와 예측시장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을 매우 높은 확률로 승리하고, 상원 역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하거나, 최소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의회 지원이 필요한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기존 정책들도 민주당의 견제로 멈춰설 수 있다. 민주당은 나아가 트럼프 일가와 행정부 주요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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