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발 낸드 하락…메모리 다운턴 경고
증권사 "과거와 달라, 실적 탄탄·저가 매수 적기"
낸드플래시 가격 조정을 근거로 다운턴 진입을 경고하는 분석이 나온 반면, 대다수 증권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공급 부족과 사상 최대 실적 전망을 앞세워 주가가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15%, 5.23% 떨어진 21만9500원, 13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약세는 미국 기술주 조정과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 등 대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된 '다운턴' 경고까지 가세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일본 키옥시아의 주가 급락과 낸드 가격 지표를 근거로 메모리 업황 둔화를 경고했다. 키옥시아가 3분기(10~12월) 실적 가이던스를 전분기 대비 정체(Flat)로 제시하자 주가가 하루 만에 15.8% 떨어졌다. 세계반도체출하통계(WSTS) 기준 9월 글로벌 낸드 비트당 평균가격(ASP) 역시 전월 대비 1.6% 내리며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슈머 제품 수요 둔화로 낸드 현물가는 이미 4월부터 하락세를 탔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하락과 궤를 같이한다"며 "경험적으로 낸드 시황은 D램을 선행하는 만큼, 수요가 먼저 빠지는 낸드부터 약세로 돌아서고 D램 역시 공급 부족 효과가 끝나면 결국 다운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시차를 두고 키옥시아의 주가 경로를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번 사이클은 과거 범용 중심의 다운턴과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Capa) 확대로 인해 일반 D램 생산 능력이 제약되는 구조적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데다,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LTA) 비중이 50~70%에 달해 실적 가시성이 견고하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향후 2년간(2026~2027년) 누적 영업이익이 창립 이래 56년간 누적치(620조원)를 넘어서는 10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HBM 점유율이 40%까지 확대됐고 내년 HBM4 공급 계약 판가가 150% 급등했다"며 "2027~2028년 글로벌 D램 공급 부족은 올해 보다 심화돼 내년에 엔비디아(610조원)를 제치고 전 세계 영업이익 1위(640조원)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도 치솟고 있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4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본부장은 "2029년까지 3년간 D램과 HBM 생산 물량이 사실상 완판됐고, 총 100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중심 경영이 본격화됐다"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50만원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각각 목표주가 44만원, 320만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고영민·김연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장기공급계약(LTA)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가운데 차세대 HBM4 및 HBM4E 제품 출하가 본격화되면 ASP 상방은 한층 더 확장될 것"이라며 '본 적 없는 숫자가 가지고 있는 힘'을 강조했다. 교보증권도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각각 380조원, 644조원으로 제시하며 목표가 50만원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대비 잉여현금흐름(FCF) 둔화 등 AI 수익성 검증 잡음이 주가를 누르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적극적인 비중 확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 본부장은 "SK하이닉스 주가는 고점 대비 50% 하락해 내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배 수준으로 금융위기에 준하는 이례적인 저평가 국면에 진입해 있다"며 "사상 최대 실적과 저평가가 공존하는 현시점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은 역사적 저평가 해소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