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법원장·법관대표회의 정기회 예정
"국정조사 도 넘어"…조희대 비판 판사도 동참
마침 내달 초 전국법관대표회의(전법대)와 전국법원장회의 정기 회의가 열릴 시기라 판사들의 집단 여론이 분출될지 주목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법대(의장 강동원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내규에 따라 다음 달 7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올해 하반기 정기회의를 열 예정이다.
전법대는 각급 법원의 내부 판사회의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로 구성되는 기구다. 올해는 총 130명으로, 사법행정에 관한 의견이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낼 수 있다.
이번 정기회의 안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운영위원회는 이날 코트넷을 통해 의견을 모으겠다고 공지했다.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망에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사법부에 대한 여권의 공세를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댄 글을 올린 후, 이에 동감을 표하는 판사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어 영향이 주목된다.
여권 비판 여론엔 지난해 5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비판했던 판사까지 동참했을 정도다.
정욱도(31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전날 '여권 관계자분들께'라는 글에서 "현실적이지 못한 내란 세력 복귀가능성을 핑계로 진압을 명분 삼아 헌법상 권한을 남용한다면, 있지도 않은 반국가세력을 핑계로 계엄을 선포한 내란 우두머리와 다를 것이 뭔가"라고 적었다.
그동안 법관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거론되던 전법대 소집 요구론도 이날 공개적으로 분출됐다.
남준우(34기)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는 이날 코트넷에 글을 올려 전법대 임시회 소집을 촉구했다. 다만 남 부장판사는 전법대 대의원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전법대 임시회의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구성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및 소집 이유를 명시해 요청할 때 소집해야 한다. 물론 의견이 모이면 임시회 소집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정기회가 임박해 있는 만큼 임시회가 먼저 열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성 부장판사의 '동물농장' 글에 맨 처음 댓글을 단 이는 조미연(27기) 청주지방법원장이다. 조 법원장은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나"라며 "이제는 목소리를 낼 때"라고 강조했다.
윤상도(24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 임해지(28기) 대구가정법원장, 한윤옥(35기) 창원지법 밀양지원장 등도 성 부장판사 게시글에 공감을 표하는 댓글을 적었다.
따라서 법원행정처장(현 노경필 대법관)을 의장으로 각급 법원장들이 모여 사법행정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 법관 회의체인 전국법원장회의도 연이어 열릴 수 있다.
법원장회의도 내규에 매년 12월에 정기회를 소집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법원행정처장이 직접, 또는 법원장 등 5분의 1의 요구로 임시회의를 여는 것도 가능하다.
법원 내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과 자성 목소리도 있는 만큼, 전법대 또는 법원장회의가 소집되더라도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도 물론 있다.
박병곤(41기)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지난 1일 코트넷에 '사법부 독립을 말하기 전에 답해야 할 질문'이라는 글을 올려 12·3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의 소극 대응과 지난해 5월 이 대통령 사건의 파기환송 판결을 비판했다.
해당 글에 이모 판사는 "현재 대법원장님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탄핵 요구 등은 법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의 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한다"는 재반박 댓글을 달았다.
전법대는 지난해 6월 임시회의에 이 대통령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한 안건을 상정했으나 참석한 법관 대표들 다수의 반대로 인해 입장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여권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법 왜곡죄 도입(형법 개정안)안에는 "위헌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재판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의결했다. 올해 4월에는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에도 부작용을 우려하며 대책을 촉구하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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