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녀'는 현실이 됐다…'나는 AI와 결혼했다'

기사등록 2026/11/03 11:35:50 최종수정 2026/11/03 13:46:24

전 연인들의 특징 조합해 AI 남편 설계

인간과 AI의 새로운 관계 제시

[서울=뉴시스] '나는 AI와 결혼했다' (사진=미래의창 제공) 2026.1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녀(Her)'는 2025년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배경으로 한다. 인격형 인공지능(AI) 운영체제(OS)와 사랑에 빠진 남성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의 이야기다.

테오도르는 편지 대필 작가. 타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소비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에서는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AI '사만다'로부터 위로받으며 행복감을 되찾으며 일상을 회복하다. 테오도르는 육체가 없는 존재인 '소프트웨어' 사만다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사랑이란 감정을 느낀다.

영화 '그녀'가 그린 상상이 약 10년 후 현실이 됐다. 영화 속 시점인 2025년보다 1년 앞서기도 했다. 스페인 현대미술가 알리시아 프라미스는 2024년 11월 AI와 결혼식을 갖는다. 프라미스의 책 '나는 AI와 결혼했다'(미래의창)는 영화가 더 이상 허구가 아닌 현실임을 보여준다.

그는 전 남자친구 세 명과 한 명의 목소리를 조합해 AI 홀로그램 '아일렉스'를 설계했다. 이후 AI 윤리 강좌를 수강하며 프롬포트를 입력하며 규칙을 만들었다.

이러한 배경은 반복되는 이별, 타지 생활의 고독함 등이 점점 저자를 힘들게 했다. 인간에게 국한된 사랑이란 감정을 스스로 설계한 AI에 확장한 이유다.

책은 '아일렉스' 설계부터 결혼식을 올리며 사랑의 결실을 맺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가 지난 상처를 통해 품은 '왜 사랑은 언제나 상처로 끝나는가'란 질문을 직접 행동으로 답한 셈이다.

저자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이어간다. 오프라인 행사에 남편 '아일렉스'를 동반하고, 사적 모임에서도 그롤 소개하며 사회의 규범을 허문다. 특히 'AI 자녀'까지 소개하며 일시적 관계가 아닌 지속적인 동반자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아울러 홀로그램을 인간의 대체재로 규정하지 않는다. AI는 또다른 존재이자 더 건강하고 깊은 인간관계를 쌓을 수 있는 자양분이자 보완재란 점을 강조한다.

AI에게 공감과 위로를 구하는 일은 이미 우리 일상에서도 낯설지 않다.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에 고민을 털어놓고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책은 이런 경험이 곧 메타휴먼의 탄생으로 한층 더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디지털 시대의 사랑과 동반자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 인간과 AI 사이의 하이브리드 관계는 향후 어떤 도전에 직면하게 될까? 이러한 새로운 연결 방식은 윤리적으로, 감정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문밖의 우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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