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보다 취향·직업·라이프스타일 주목
연애 예능 출연자부터 전문가까지 활용
제품 노출 넘어 인물의 일상과 브랜드 연결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패션업계의 모델 기용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유명 배우나 아이돌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앞세우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연애 예능 출연자와 크리에이터, 각 분야 전문가 등으로 협업 대상을 넓히는 추세다. 인물의 유명세뿐 아니라 취향과 직업,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해 브랜드와의 접점을 찾는 방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들의 패션 브랜드 소비 경로가 다양해진 것과도 맞물려 있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접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유명 모델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방식만으로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패션업계는 모델의 실제 일상과 관심사, 전문성을 콘텐츠에 담아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F 헤지스는 온라인 전용 여성 라인 해브 헤지스(HAVE HAZZYS)를 통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헤지스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 시즌1 출연자인 정혜임과 협업 콘텐츠를 선보였다.
당시 결혼을 준비하던 정혜임은 자신의 SNS에서 결혼식 전 피부가 타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최근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되는 옷차림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일상적인 고민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해브 헤지스의 여름 아우터를 활용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방송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인물의 일상과 제품을 연결해 결혼 준비 등 구체적인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옷차림을 제안한 것이다.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을 직접 설명하는 방식과 달리 인물의 생활 맥락 안에서 제품을 보여주는 콘텐츠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유명 배우 중심의 모델 전략에서 나아가 다양한 인물과 협업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튜브 연애 다큐멘터리 72시간 소개팅 삿포로 편에 출연해 주목받은 나현웅과 2026년 봄·여름(SS) 웨딩 수트 캠페인을 진행했다. 결혼을 앞둔 남성을 주요 대상으로 클래식한 예복 스타일을 제안하는 콘텐츠다.
마에스트로는 예복 구매 과정에서 신랑뿐 아니라 예비 신부의 취향도 고려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방송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알려진 인물을 통해 웨딩 수트의 스타일을 소개하고 젊은 소비자층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취지다.
하반기에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5 출연자이자 모델인 김서원과 로마 수트를 주제로 한 웨딩 콘텐츠를 선보였다. 김서원은 이후 마에스트로의 40주년 로마 수트 캠페인 앰버서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특정 시즌의 화보 모델을 넘어 브랜드의 주요 상품과 이미지를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직업적 전문성과 개인의 취향을 콘텐츠로 다루는 전문가도 협업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에스트로는 최근 브랜드 론칭 4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VIP 고객 행사에 액트투벤처스 대표이자 유튜브 채널 미키피디아를 운영하는 미키 김을 초청했다. 구독자 약 37만명을 보유한 미키 김은 행사에서 이탈리아 남성 특유의 자연스러운 멋과 여유를 뜻하는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를 주제로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에스트로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을 통해 남성복이 추구하는 세련된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의 경험과 취향을 매개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전달하려는 취지다. 유명 모델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인물의 전문성과 서사를 브랜드 이미지에 연결한 사례다.
또 헤지스는 협업 대상의 범위를 일반인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을 통해 특정 유명인이 아닌 각자의 직업과 취향,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유명 모델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대신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태도를 콘텐츠의 중심에 놓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전달하는 것이다.
패션업계의 이러한 변화는 모델 선정 기준이 단순한 인지도에서 브랜드와 인물 간의 연관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명인 기용 여부보다 해당 인물이 가진 취향과 경험을 브랜드의 상품 및 메시지와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콘텐츠 기획의 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LF 관계자는 "최근에는 단순한 인지도보다 해당 인물이 실제 가지고 있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브랜드와 얼마나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라며 "소비자가 광고로 느끼기보다 자신이 공감하거나 닮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와 콘텐츠 안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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