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만 먹으면 꾸벅꾸벅"…식곤증 심하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

기사등록 2026/11/01 15:29:00
[서울=뉴시스] 이원경 교수는 식곤증 자체보다 그 원인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유튜브 채널 '암 찾는 의사 이원경' 캡처)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식사 후 졸음이 쏟아지는 식곤증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식곤증 자체가 치매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장된 해석이라는 전문가의 설명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영상의학과 전문의 이원경 교수는 구독자 35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암 찾는 의사 이원경'에 출연해 식곤증과 뇌 건강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식곤증이 심한 사람의 일시적인 인지수행 능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 이를 치매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시적인 뇌 기능 저하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식곤증 때문에 뇌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된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곤증이 심한 사람에게 수면무호흡증이나 수면 부족, 수면의 질 저하, 대사질환, 혈당 문제 등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저질환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식곤증이 있는 사람이 바로 치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식곤증 자체보다 그 증상을 일으키는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식곤증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자연적인 생체리듬과 식사량, 혈당 변화 등이 꼽힌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생체리듬에 따라 오후 1~3시에 졸음을 느끼기 쉽다. 여기에 식사량이 많거나 고칼로리·고열량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식곤증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흰 빵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혈당을 급격하게 변화시켜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도 식곤증의 원인 중 하나다. 갑상선 호르몬 수치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 대사가 느려지고 체중 증가와 무기력감,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교수는 체중이 늘면서 잠이 많아지고 몸이 늘어지는 증상이 있다면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이 밖에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서적·정신과적 문제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식곤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갑자기 잠에 빠지는 기면증 역시 극심한 졸음의 원인으로 언급됐다.

식곤증이 유독 심하고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관련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통해 당뇨병 여부를 확인하고 갑상선 기능 검사도 받아볼 것을 권했다. 이러한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증상에 따라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곤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 습관과 수면 습관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조금씩 나눠 먹는 습관을 권했다. 특히 아침을 거른 뒤 점심에 과식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정제 탄수화물과 고칼로리 음식 위주의 식사보다는 채소와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식사 후 가볍게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교수는 "밥을 먹고 나서 5~10분이라도 걷는 게 훨씬 많이 도움이 된다"며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할 것을 당부했다.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면 식사량을 줄이거나 운동을 하더라도 다음 날 졸음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졸음이 심할 때는 무리하게 버티기보다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이 교수는 "식곤증 자체가 크게 문제를 일으킨다기보다는 이를 일으키는 배경에 다른 숨겨진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걱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식곤증이 장기적으로 암이나 치매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jwnsgml533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