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어진 게 아니다"…오래 외로우면 만남도 스트레스

기사등록 2026/10/31 18:43:00
[서울=뉴시스] 뇌과학자이자 과학 해설자로 활동하는 장동선 박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장동선의 궁금한 뇌'에서 외로움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장동선의 궁금한 뇌' 캡처)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사람을 만나는 일이 버겁고 혼자 있는 게 더 편해졌다면, 오랜 외로움과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가 쌓인 결과일 수 있다는 뇌과학자의 설명이 나왔다.

뇌과학자이자 과학 해설자로 활동하는 장동선 박사가 지난 29일 구독자 약 76만명의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장동선의 궁금한 뇌'에서 외로움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장 박사는 인간관계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이유로 상대방의 반응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다음에 다른 식당을 찾으면 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놨을 때 외면당하면 마음의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타인이 나에게 보내는 반응에 관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며 이런 통제력 부족이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로움을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의 2025년 보고서를 인용해 외로움은 "내가 원하는 관계와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관계 사이의 간격"이라고 정의했다. 친구가 많아도 마음을 이해받지 못하면 외로울 수 있고, 반대로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박사는 2020년 연구를 소개하며 외로움을 '사회적 허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10시간 동안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못하게 한 뒤 사람들과 어울리는 영상을 보여주자, 음식을 볼 때와 비슷한 보상 반응이 뇌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외로움을 느껴야 사람을 찾는다"며 외로움은 인간이 관계를 맺도록 이끄는 자연스러운 신호라고 말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하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장 박사는 스스로 혼자 있기를 선택한 경우와 다른 사람에게 배제돼 혼자 남겨진 경우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경우는 그게 더 편하고 그 시간이 괴롭지 않았고 외로움이 별로 없다"며 혼자 있는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고 즐기는 것은 건강한 고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장 박사는 외로움을 줄이려면 사람들과의 연결을 완전히 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늘 가던 커피숍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안녕하세요. 커피 너무 맛있어요'라고 얘기해 본다든지"라며 일상에서 가벼운 인사와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관계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기를, 사람들 한가운데서도 너무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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