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민영 인턴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하루 만에 약 29% 폭락하며 시가총액 1370억달러(약 183조46억원)가 증발했다. 이는 약 30% 급락한 1974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30일(현지 시간) 인텔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약 29%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약 1년 전 인텔 지분 10%를 확보한 미국 정부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20억달러, 엔비디아의 지분 가치는 약 6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인텔은 1974년 7월 5일 오일쇼크에 따른 거시경제 악재와 반도체 업황 침체로 주가가 29.9% 폭락한 바 있다. 이번 하락폭은 2024년 8월 2일 기록한 약 26%도 넘어섰다.
장기화하는 PC 시장 부진은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로 실적 회복을 추진해 온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인텔은 이번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25센트, 매출을 150억~160억달러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의 전망치인 매출 171억달러, EPS 43센트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PC 시장의 둔화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생산능력과 운전자본 투자를 이어가되 투자 규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이스라엘 제조공장 폭발 사고도 악재였다.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공장 가동 중단으로 10나노미터(㎚) 반도체 출하에 차질이 생겼다. 진스너 CFO는 사고로 두 분기에 걸쳐 약 6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탄 CEO의 회생 전략 핵심인 파운드리 사업도 아직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다. 인텔은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에서 최첨단 18A(1.8㎚급)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탄 CEO는 "향후 두 분기 안에 발표할 수 있는 고객사가 몇 곳 있을 것"이라며 차세대 14A 공정 개발에서도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전까지 올해 약 150% 상승했다. 에이전트형 AI 환경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그러나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실적 부진이 이토록 심각한 상황에서 현재의 높은 주가 평가 배수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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