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단기휴전 속 점령지 올레슈키서 주민 대피·구호물자 전달

기사등록 2026/10/30 23:58:08
[올레시키=AP/뉴시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월22일 제공한 사진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러시아 점령지 올레시키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올레시키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국지적 휴전이 27일(현지 시간) 발효됐다. 2026.10.27.

[헤르손=AP/뉴시스] 이재준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단기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30일 러시아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올레시키에서 주민 대피와 구호물자 전달이 시작됐다.

현지 관계자들은 인도주의 지원단이 휴전 나흘째인 이날 올레시키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 가장 중요한 휴전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번 휴전은 11월1일 저녁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버스 25대와 구급차 여러 대로 구성된 수송대는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고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지역으로 떠나려는 주민들을 소개시키기 위해 올레시키에 도착했다.

당국과 자원봉사자들은 현지에는 약 200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온라인 성명에서 “현재 올레시키에서 인도주의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다노우 실장은 현지에 파견된 우크라이나 대표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담당관이자 협상 대표인 드미트로 루비네츠는 인도주의 수송대가 올레시키에서 남쪽으로 약 85㎞ 떨어진 러시아 점령 크림반도의 아르미얀스크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루비네츠 사무실이 공개한 영상에는 그가 올레시키에서 고령 주민들을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한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끌어안았고 주변 주민들은 미소를 지었다.

과거 올레시키에 살았으며 현재도 현지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크세니아 아르히포바는 현지에 러시아군 병력이 대규모로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히포바는 AP 통신에 “러시아군이 현재 빈집들을 확인하고 있으며 일부 집에는 들어가 살기도 한다”며 “또한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로 대피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히포바는 목요일까지 약 1000명의 주민이 자신에게 대피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의 심문이나 구금에 대한 주민들의 두려움이 큰 만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현지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피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올레시키에서 드니프로강을 건너면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지역까지는 불과 몇㎞ 거리다.

다만  우크라이나 공영방송은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으로 향하는 대피 주민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거쳐 수백㎞를 이동한 뒤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을 넘어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이례적인 공동 인도주의 작전을 위해 협력했다. 단기휴전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일부 지역에 한정해 이뤄졌다.

미국도 작전 성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백악관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휴전 협상과 인도주의 작전 조율을 돕는 데 기여했다고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에게 구호물자 전달과 민간인 대피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공표한 성명을 통해 “올레시키를 떠나려는 모든 주민은 안전하게 대피할 기회를 얻게 된다”며 “남기로 선택한 주민들은 계속 머물 수 있으며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모두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른 지역에서는 전투가 계속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밤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1000대 이상을 방공망으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러시아가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과 수십 대의 드론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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