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821조 예산 대치 정국 돌입…與 "원안 사수" 野 "134조 삭감"

기사등록 2026/10/31 06:00:00 최종수정 2026/10/31 06:10:24

정부, 내달 2일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

162조 미래대응기금·청와대 특활비 등 쟁점

여 "미래 성장동력 투자" 야 "포퓰리즘 예산 삭감"

내달 9~12일 부별심사…법정 처리시한 12월2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6.10.3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전상우 기자 = 국회가 821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2027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한다.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의 원안 유지에 주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며 대규모 삭감을 검토하고 있어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진행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30일 공청회를 열고 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보다 93조원(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 전망 등을 바탕으로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민생 안정, 지방 주도 성장 등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예산안 심사의 최대 쟁점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 등을 미래 성장동력 투자에 활용하기 위해 추진하는 기금으로, 올해 초과 세수가 추가로 전입될 경우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추진과 확장 재정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확보에 주력하며 야당의 대규모 삭감 시도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민생·정책·책임 국정감사'의 기조를 입법과 예산 심사로 이어가겠다"며 "국민을 지키는 예산을 빈틈없이 챙기고, 국정감사에서 확인한 민생 과제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 신설 자체에 반대하며 대규모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134조원 규모의 삭감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하고, 각종 현금성 지원 사업과 포상금 등 예산이 대폭 늘어난 사업을 삭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와 중대범죄수사청의 특수활동비도 삭감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특활비 집행 내역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예산 편성의 적정성을 따져볼 방침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이재명 정부는 세수가 늘어났다는 이유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가 국회의 통제를 벗어나 마음대로 돈을 뿌리겠다는, 그야말로 200조원짜리 포퓰리즘 자유이용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건전한 재정을 위해 노력한다면 국민의힘은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지금처럼 세금 아까운 줄 모르는 포퓰리즘으로 일관한다면 국민을 대신해 엄중하게 따질 것"이라며 당 소속 의원들에게 철저한 예산안 심사를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주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심사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뉴시스에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어 국회를 우회하려 하지 말고, 그 돈으로 국가채무를 갚아 청년들에게 빚을 남겨주지 말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기금 내 불필요 예산 등을 검토하고 있고 구체적인 삭감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회 예결위는 다음 달 4~5일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하고, 9~10일 경제부처, 11~12일 비경제부처를 대상으로 부별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16일부터 27일까지 예산안 조정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회법상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12월 2일이다. 여야가 주요 쟁점 예산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예산안 심사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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